남양주 호평·평내 변전소 후보부지(사진 제공=한전)
남양주 호평·평내 변전소 후보부지(사진 제공=한전)

"이미 설치된 변전소와 송전탑도 비거주지역으로 이전하는 마당에..."
주민 “변전소는 최소한 2021년부터 밀실 논의가 있었다”
주민 “가장 기본적인 지역 현안인데 도대체 당신들은 뭘 했나?”
한전 “모든 주민들에게 설명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남양주시 평내동, 호평동 지역에 변전소가 건설될 것이란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이 들끓고 있다.

한전 등에 따르면 남양주시 호평·평내지역에 154kV 변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은 이미 2021년 11월 산업통상자원부 제9차 장기송변전설비계획에 포함돼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다.

주민들은 이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유해 우려가 있는 등 지역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시설의 설치를 일반시민인 ‘우리만 몰랐었다’는 일종의 배신감에 충격을 받은 상황이다.

호평평내 지역의 감정은 매우 좋지 않다. 특히 정보 소통 없이 의사결정을 하는 것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이런 정서가 있는 것은 나름 이유가 있다.

이 지역은 6호선 연장 문제와 하수처리장 문제로 관내 타 지역과 갈등을 겪은 바 있고, 몇 개월 전에는 지역 내 마약재활시설 운영으로 혼란을 겪었었다. 여기에 변전소 건설 소식은 폭탄을 던져놓은 것과 같은 것이다.

지역의 한 조직인 평내호평발전위원회는 변전소 반대 온라인 서명을 받으면서 “6호선 노선변경, 하수처리장신설 이슈, 다르크 불법 이전 등으로 상처뿐인 저희 평내호평 주민들에게 변전소라는 큰 혹덩어리를 던져주어 억장이 무너진다. 주민들이 오매불망 바라는 도립병원설립은 감감무소식이고, 주민 건강에 악영향으로 이미 설치된 변전소와 송전탑도 비거주지역으로 이전하는 현실에, 9만 주민들의 주거밀집지역 인근에 변전소 설치는 죽어도 용납할 수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또 지역의 한 주민은 “하수처리장 때도 밀실 행정으로 소통 없이 추운 겨울 평내호평 주민들을 힘들게 하더니 이젠 변전소까지... 왜 자꾸 평내호평 주민들을 무시하는 건지”라며 개탄했고, 또 다른 주민은 “변전소는 최소한 2021년부터 밀실 논의가 있었다”며 강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주민들은 한전과 남양주시청, 정치권, 한전이 구성한 협의체에 참여한 일부 시민 외에는 이 사실을 잘 몰랐던 사실에 강한 유감과 불신감을 느끼고 있다. 이런 ‘자기들끼리만 알고 쉬쉬했다’는 류의 배신감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시민들에게 이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동네에 나붙은 변전소 건설사업 사업설명회 현수막으로 인해서다. ‘저게 뭐지? 이 지역에 변전소가 들어 온다고? 에이 설마’ 이러면서 관심을 갖게 된 것이 확산의 초기다. 그만큼 일반주민들은 변전소 건설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한 지역 커뮤니티에 해당 변전소 관련 글 처음 올라온 것 올해 11월 11일)

주민들은 지역 민원을 해결하는 정치권에도 역시 강한 불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사전에 이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의구심을 나타내며, 그동안 해당 이슈와 관련해서 지역주민들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지 따져 묻고 있다.

실제 지역의 한 주민은 “우리 손으로 뽑는 사람들이다. 조그마한 회사라고 해도 성과를 못 내면 내쳐지는데 이들이라고 달라야 하나. 하는 것 없이 세금만 축내는 사람들은 우리가 먼저 몰아내자. (해당) 사안은 가장 기본적인 지역 현안인데 도대체 당신들은 뭘 했고, 뭘 얻어왔는지 상세하게 소명하라”고 일갈했다.

현재 평내동, 호평동 지역의 여러 아파트도 동참하는 등 이 사안은 이 지역 최대 이슈가 되고 있다. ‘평내호평 변전소 반대 주민모임’에 따르면 얼마 전 서명을 시작했는데 1만명을 상회하는 주민이 서명하는 등 반대 의사에 동참하는 지역주민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주민들은 서명만 하는 것이 아니다. 관계기관들에 민원을 내는 것은 물론 협의체 회의 등에 나와 강력한 저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편 한전은 이 시설이 필수 불가결하다는 입장이다. 남양주시 “호평평내지역 신규부하 공급능력 확보 및 인근 변전소 과부하 해소”가 사업목적이라는 게 한전의 설명이다.

사전에 왜 주민들과 상의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구리남양주뉴스의 질문에는 “관계기관과 주민단체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했다. 모든 주민들에게 설명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해명했다.

주민 반발과 관련해서는 “일부 주민들의 일방적인 변전소 건설 반대 및 설명회 거부로 인해 이해 설득을 위한 자리가 무산됐으나, 향후 무조건 반대가 아닌 사업설명 청취 및 주민의견 제시를 위한 자리를 요청할 경우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후보지는 평내동 3곳, 호평동 2곳 총 5곳이다. 한전과 남양주시청에 따르면 당초 계획은 내년 3월 변전소 대상 부지를 결정하는 것이었으나, 지금은 “상생발전협의체에서 부지를 검토 중이다. 일정은 미정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호평평내 변전소 준공 목표는 2026년 4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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