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 생략/ 왼쪽으로부터 조응천, 임윤태, 최민희
칭 생략/ 왼쪽으로부터 조응천, 임윤태, 최민희

오는 4월 10일 치러지는 22대 총선에 나서는 남양주‘갑’ 더불어민주당 주자는 지역구 현역인 조응천 의원과 도전자인 임윤태 변호사, 최민희 전 의원 이렇게 3명이었다. 그런데 조 의원이 1월 10일 민주당을 떠나면서 임 변호사와 최 전 의원이 당내 경쟁을 펼치게 됐다. 조 의원은 탈당했지만 출마 지역구는 남양주갑 그대로다.

남양주갑의 현재 상황과 관련 3인이 한 마디씩 했다. 지역 유권자의 알 권리 차원에서 또 기록 차원에서 3인의 말을 여기 담는다. 언제부터인가 페이스북은 정치 소식을 알리는 채널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조 의원은 페북에 ‘탈당의 변’을 올렸고 임 변호사도 페북에 촌평을 올렸다. 최 전 의원 역시 페북에 촌평을 올린 데 이어 12일 문자로도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그 글들이다.

-조응천 의원 1월 10일 페북
「<탈당의 변>

저는 오늘 더불어민주당을 떠납니다. 더 이상 민주당을 우리 당이라고 부를 수 없다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합니다. 지천명이 넘은 나이에 처음으로 당적이라는 걸 가졌습니다. 조응천의 민주당이고, 사랑하는 우리 당이었음을 고백합니다.

2016년 당시 문재인 대표님은 민주당을 수권정당으로 만들기 위해 저 조응천이 꼭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이념과 출신 스펙트럼을 넓히고, 중도에 서서 민주당을 혁신하기 위해 제 역할이 절실하다고 하셨습니다.

메기 한 마리를 미꾸라지 어항에 넣으면, 미꾸라지들이 메기를 피하느라 생기를 얻는다고 합니다. 조직의 경쟁력을 위해 적절한 자극이 필요하다는 메기효과입니다. 민주당의 메기가 되는 것이 입당 조건이고, 제가 민주당에서 맡은 역할이자, 저의 정치 초심이기도 합니다.

지난 8년 동안 정치 입문의 길을 열어준 문재인 정부를 향해서, 저의 35년 지기(知己)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을 향해 끊임없이 비판의 목소리를 낸 이유입니다.

개인의 영달만을 위하고 사적 인연을 고려했다면 하지 않았을 일입니다. 그저 조직에 순응하고 팬덤 정치에 편승하며 주류 기득권으로 남으면 될 일입니다. 민주당 정부의 성공을 위해, 민주당을 다시 국민의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만들고, 그것이 국민을 위한 길이라는 생각 때문에 차마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당내 이견에 대해 배신자, 내부총질, 수박이라는 단어를 갖다 붙이며 다양한 목소리를 말살시키고 원팀, 하나의 목소리만을 강요당하였습니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당내 분위기에 저는 더 이상 설 자리도, 숨 쉴 공간도 없었습니다. 메기에게 메기로 살지 말라고 강요당했습니다. 미꾸라지로 살지 않을 거면 어항에서 나가라고 했습니다.

시간을 돌려 2016년으로 돌아간다면, 꼭 묻고 싶습니다. “대표님, 언젠가 민주당이 조응천의 목소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저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합니까?”

“더 이상 민주당에 저 조응천 같은 사람은 필요 없습니까?”당에 끊임없이 외쳤습니다. 동시에 저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했습니다. 당으로부터는 끝내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오랜 시간 고민하며 저는 답을 구했습니다.

2016년 처절한 반성과 혁신을 통해 새로 거듭나고 변화하려는 노력에 저는 민주당에서 희망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민주당은 그 작은 희망의 불씨마저 꺼뜨리고 있습니다.

패권정치, 방탄정치, 팬덤정치에서 혁신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혁신은 다양성에서 나옵니다. 정당 내 민주주의가 보장되어야 다양한 생각과 가치관을 가진 여러 사람들이 정당에서 활동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시대 변화에 걸맞는 대안을 마련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굳이 여기서 당의 문제점을 다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오늘 ‘원칙과 상식’ 탈당 선언문을 통해, 그리고 이미 저도 수차례 얘기했기 때문입니다. 그저 우리가 지향하는 바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그래서 국민과 국가를 위해 같이 잘해보자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습니다.

저는 비겁함과 비루함 속에서 역사의 죄인으로 남지 않기 위해 탈당을 결심했습니다. 그 누구도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과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친윤, 친명, 강성 팬덤을 위한 정치를 하며 국민을 분열시키고 정치 혐오를 조장하고 있지 않습니까?

국민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친윤단일체제, 친명단일체제 정당밖에 없습니다. 쉰밥과 탄밥의 대결입니다.

민생을 외면하는 양당 기득권과 비토크라시로 가득찬 정치를 끝장내야 합니다. 정치의 본령은 갈등을 대화와 타협을 통해 풀어내 국가를 발전시키고, 국민의 삶을 어루만져 주는 것입니다. 정치의 본령으로 돌아가 민주주의를 회복하겠습니다.

새로운 가치와 이념, 정책을 통해 대안을 제시하고 가치 지향적 정치를 복원하겠습니다. 법 위에 군림하는 윤석열 정부의 오만한 권력과 강성지지층에 기생하는 팬덤 정치에 맞서 싸우겠습니다. 혐오가 아닌 희망을 드리겠습니다. 정치가 도대체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국민의 물음에 답을 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겠습니다. 오늘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 조응천은 남양주갑 지역에서 혼자 힘이 아닌, 지역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도움으로 재선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습니다. 제가 이룬 것이 있다면 그것은 모두 저만의 능력 때문이 아닌 여러분과 함께였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아니었다면 저 조응천은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그 무엇도 할 수 없었다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지난 8년간 좋게 말하면 소신과 원칙을 지키는, 나쁘게 말하면 당에 쓴소리를 도맡아 하는 못난 의원 때문에 마음고생이 많으셨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함께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저의 목소리가 당을 위한 일이라는 그 진심을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진심과 진정성으로 하나 되어 함께 울고, 웃고, 모든 것을 다 바쳐 함께한 지난 세월이 저의 거취를 고민함에 있어 가장 아팠던 부분입니다.

탈당에 대해 제대로 여쭙지 못하고 양해도 구하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변명하자면 여러분들의 눈물을 그리고 그 상처를 도저히 마주해 견딜 자신이 없었습니다. 민주당과 조응천, 그리고 민주당에서 공천을 받을 분과 조응천 사이에서 번민하고 갈등하게 만든 점에 대해 기회가 될 때마다 찾아뵙고 사죄하겠습니다.

의정활동 더욱 열심히 하고, 지역 발전에 더욱 매진함으로써 보답하고 사죄하겠습니다. 그리고 저의 탈당을 만류하기 위해 설득하고, 화도 내고, 눈물로 호소하며 함께 울어준 선배‧동료 의원님들께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는 말을 전합니다. 우리가 다르지 않음을 알고 있기에 우리가 어느 곳에 있더라도 진심으로 응원한다는 말에 용기를 내보겠습니다.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누군가는 저에게 왜 한평생 그리 어려운 길만 골라서 가느냐고 묻습니다. 옳은 길이기 때문입니다. ‘부러질지언정 구부러지지 않는다’를 신조로 온당하지 않은 것에는 언제나 과감하게 맞서왔습니다. 제가 박근혜 청와대에서 문고리 3인방에 맞서지 않았다면, 그저 조직에 순응하며 제 개인적 이익만 챙겼다면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되었을 겁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고난의 시간을 겪었지만, 결국 저의 선택은 옳은 길이었고 국민과 나라를 위한 선택이었다고 자부합니다.

김대중 대통령님은 “두렵다고 겁이 난다고 주저앉아만 있으면 아무것도 변화시킬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두렵지 않기 때문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두렵지만 나서야하기 때문에 나서는 것이 참된 용기”라고 하셨습니다. 저도 인간이기에 때로는 두렵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 길을 선택하는 이유는 나서야 하기 때문입니다. 용기를 내보겠습니다. 정치 혁신과 민주주의 회복의 밀알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

-임윤태 변호사 1월 10일 페북
「조응천 의원이 오늘 탈당했습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예상했던 일입니다. 이재명 대표님은 총선에 정치적 생명을 걸었습니다. 정치적 생명뿐만 아니라 목숨도 위태로웠습니다. 이제는 이재명 대표님을 지키자는 우리의 뜻이 맞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할 시간입니다. 우리가 더 똘똘 뭉치고, 더 뛰어야 합니다. 남양주갑에서 임윤태가 젊은 새바람으로 이재명 대표님을 지키고, 민주당의 승리를 만들겠습니다.」

-최민희 전 의원 1월 10일 페북
「남양주갑 조응천 의원이 탈당했습니다. 지지하고 응원한 당원과 지지자들이 얼마나 섭섭하고 허탈하실까요. 공정한 경선을 기대한 저도 가슴 아프지만 '이재명'과 함께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는 총선승리를 위해 뛰겠습니다. 우리, 하나돼 이깁시다!!」

-최민희 전 의원 1월 12일 문자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 최민희입니다.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너무나 실망하고 너무나 상처받으셨을 것입니다. 당원들과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결별을 통보하고 탈당한 의원들 행태에 민주당을 아끼고 지지하는 여러분의 실망과 배신감이 얼마나 크실까요.

더구나 탈당을 정당화하려는지 당의 소중한 당원들을 ‘개딸 전체주의’ 운운 모욕하고 정치테러로 생명을 잃을 뻔한 당대표에게 시한을 정해 "사퇴하지 않으면 탈당하겠다"고 했을 때 가슴이 덜컥한 분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정권심판과 민생개혁이 절실한 지금, 탈당 당일 조응천 의원이 남양주갑 지역구에 출마 의지를 내비쳤을 때 국민의 힘이 어부지리할까 걱정에 맘 졸이고 계실 것을 생각하니 죄송한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

어떻게든 함께 가자고, 분열을 넘어가야 한다고 설득하시던 당원 여러분께 어떤 위로의 말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 잘못된 상황은 결정적 순간에 사적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는 우리 정치인들 책임입니다. 똘똘 뭉쳐 대의를 향해 나아가고자 했던 여러분 앞에 면목이 없습니다.

그러나 시민들께서는 이제 민주당이 더 이상은 분열과 갈등에 휩쓸리지 말라고 명령하고 계십니다. “단합을 위해 산이든 물이든 건너자”는 이재명 당대표의 말처럼 이제는 정말로 분열의 아픔을 딛고 뭉쳐야 합니다.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反), 지금 누구를 비난하고 손가락질한다고 나아질 게 뭐가 있겠습니까. 이웃 지역구에서 부러워했던 활기차고 아름답던 남양주시 갑지역 당원님들 본연의 모습으로 뭉친다면 세상에 두려울 게 뭐가 있겠습니까.

남양주시 갑지역 당원동지 여러분, 부디 함께해 주십시오! 저는 여러분을 믿습니다. 민주당을 지지하시는 여러분의 무한한 사랑과 진실한 에너지를 믿습니다.

우리 다함께 손 잡고 하나되어 나아갑시다! 저부터 더 겸손하게 더 열심히 뛰겠습니다, 당원동지 여러분도 저를 믿고 함께 뛰어 주십시오.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여러분만이 다가올 봄의 희망입니다. 최민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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