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1일 남양주시청 길 건너에서 시위하고 있는 오남읍 주민 등 ©구리남양주뉴스
7월 21일 남양주시청 길 건너에서 시위하고 있는 오남읍 주민 등 ©구리남양주뉴스

“앞도 창고, 뒤도 창고... 대책없는 창고허가 진절머리 난다”
“아이낳아 잘 살려고 오남으로 왔건만... 이사가란 말이냐!”

가만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중복(7월 21일)의 한낮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남읍 주민들이 나와 남양주시청 길 건너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대부분이 학부모인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숨 막히는 땡볕에서 시위를 한 까닭은 무엇일까. 집회 주최 측 등에 따르면 교육환경과 생활환경을 수호하기 위해 나온 오남읍 주민들이다.

요즘 오남읍은 한 대기업의 냉동물류창고가 아파트 바로 앞에 위치하려는 문제로 논란이 한창이다. 이 창고뿐만 아니라 우후죽순 그리고 부지불식간에 들어서려는 각종 창고로 인해 이 지역 학부모, 정치권 등은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날 시위 또한 같은 이유에서 한 것으로, 주민들 사이에는 빙그레 물류창고가 도화선이 돼 ‘어 이렇게 가다간 동네가 창고천지가 되겠는걸? 그러면 여기에서 아이들을 키울 수 있겠나. 아이들이 고학년이 되면 이사를 가야 하는 걸까’하는 고민이 저간에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출산율이 세계 최하를 기록하는 등 가뜩이나 인구감소 우려가 국가 전반에 팽만해 있는 상황에서 이미 아이들을 낳아 기르고 교육하는 학부모들에게 '살기 힘들어지고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게 하는 건 문제가 있어 보인다.

학부모 등은 위에 썼듯 크게 두 가지를 우려하고 있다. 창고가 많이 생기면 화물차량의 이동이 많아지는데 이게 학생들의 통학 등 교육환경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 차량이 많아지면 비산먼지 등 생활환경에도 영향을 주는 게 사실이라 이 또한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집회 주최자에 따르면 냉동창고를 설치하려는 대기업과는 입지에 대한 면담이 있었는데, 주민들의 우려에 대한 대책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빙그레 면담 후 진전이 없었다. 조용하게 시간만 지나고 있는 상황이다. 오남읍 주민들은 (빙그레뿐만 아니라 여러 창고들이 들어섰고 들어서려는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시위에 나온 학부모 등 주민들은 추가 시위도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최 측은 “빙그레와 행정기관의 반응에 따라 진행 상황이 결정될 예정”이라며 상황에 따른 추가 시위도 시사했다.

오남읍 주민들은 도시발전을 위한 개발, 공장 입지 등을 막연히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주거 밀집지역 인근에 무책임하게 창고가 중구난방 들어서는 문제에 대해서 ‘적어도 이건 아니지 않나’라며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주최 측은 이런 상황과 관련 “개발에 앞서 오남에 창고 공장이 눈에 띄게 들어오고 낮은 야산이 모두 깎여서 자연 훼손을 하면서까지 난개발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대외에 심각성을 알렸다.

한편 오남읍 지역구 김동영 경기도의회 의원은 창고 확산으로 교육환경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며 교육당국에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김 의원은 시위가 있던 날 경기도의회 남양주상담소에서 경기도교육청, 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 관계자들과 만나 남양주시 오남읍 신동아아파트 앞 ‘빙그레 냉동물류창고 설치’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김 의원은 “냉동물류창고가 들어서게 되면 도로가 비좁아 물류 차량들의 진출입이 매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 도로를 통해 인근 학교로 등하교하는 학생들의 안전에도 위험을 줄 수 있다.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경기도교육청이 문제 해결을 위해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며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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