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별 기피하는 일자리 조건(표=한국직업능력연구원)
그룹별 기피하는 일자리 조건(표=한국직업능력연구원)

직능연 "청년들이 중소기업 취업 꺼리는 이유... 5대 기피 요인 모두 갖췄기 때문" 

요즘 젊은 세대는 직장관이 확연히 다르다. 좋게 얘기하면 매우 합리적인 사고를 가졌고, 좀 부정적으로 얘기하면 이기적인 단면이 있다. 이런 젊은 층의 사고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청년들이 취업하고 싶지 않거나 퇴사의 사유가 될 수도 있는 일자리 특징을 조사해 지난 6일 발표했다.

※ 한국직업능력연구원 「한국교육고용패널조사Ⅱ(2020)」 4차년도 패널 조사 자료 분석, 8,353명(취업 선호도 문항에 응답한 사람) 대상 조사(1999년생으로 2016년 당시 고등학교 2학년으로 일반적인 진학 상태라면 2020년 현재 대학교 3학년 재학 중임. 단 응답자 규모가 100명 미만인 고등학교 중퇴, 전문대 중퇴, 전문대학 졸업, 일반대학교 중퇴 4개 그룹은 제외)/ “나는 ~하지 않는 회사에는 취업하고 싶지 않다”와 같은 문장을 활용해 취업 선호도를 4단계(매우 그렇지 않다 1점, 그렇지 않다 2점, 그렇다 3점, 매우 그렇다 4점)로 조사해 평균 2.5점을 초과하는 경우 취업을 기피하는 조건으로 해석

분석 결과 청년들이 가장 기피하는 일자리는 ▲정시근무가 지켜지지 않는 직장(2.94점/4점) ▲불편한 통근 환경(2.74점/4점) ▲본인 기대보다 낮은 월급(2.74점/4점) ▲비정규직(2.68점/4점) ▲주 5일 근무가 아닌 직장(2.55점/4점) 순이었다.(분석 결과 드러난 총 5가지 기피 조건)

청년들은 정시근무가 지켜지지 않는 회사를 가장 기피했다.

비정시근무는 성별과 학력에 관계없이 거부감이 가장 높은 일자리 조건이었다. 응답자의 75% 이상이 ‘근무시간이 잘 지켜지지 않는 회사에 취직하고 싶지 않다’에 ‘(매우) 그렇다’고 응답했다.(그렇다 53%, 매우 그렇다 22%)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9.0%p 거부감이 더 높았다. ‘나는 근무시간이 잘 지켜지지 않는 회사에는 취업하고 싶지 않다’라는 문장에 ‘그렇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여성이 남성보다 6.6%p 더 높았으며, 매우 강한 거부 의사를 나타내는 ‘매우 그렇다’라고 응답한 비율 역시 여성이 남성보다 2.4%p 더 높았다.

학력별로는 일반대 학생이 전문대 학생이나 고졸자보다 다소 높은 거부감을 보였다. 그러나 비정시근무에 대한 강한 기피의사를 나타내는 ‘매우 그렇다’의 경우 학력에 따른 응답 차이가 거의 없었다.

‘불편한 통근 환경’도 청년들의 일자리 선택에서 중요한 요소였다.

지역별로는 서울, 전남, 인천, 경기, 충남 순으로 통근이 불편한 회사에 대한 거부감이 높았다. 서울, 인천, 경기의 경우 교통이 발달한 수도권임에도 불편한 통근에 대해 강한 기피를 보이는 이유는 인구 과밀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전남과 충남의 경우는 교통 시설 불편에 기인한 것으로 추측된다.

통근 편이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도시 및 수도권 지역에 취직하고 싶다는 것을 바로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대신 통근 시간, 교통 이용 환경의 편리함을 선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청년들은 ‘월급이 기대 이하인 회사’도 ‘불편한 통근 환경’만큼 기피하는 일자리로 간주했다.

학력이 높을수록, 기준 이하 월급에 대한 거부감이 클수록 유보임금(노동자가 고용을 통해 최소한으로 받고자 하는 임금 수준)이 높게 나타났다.

유보임금이 가장 낮은 집단은 고등학교 졸업생 중 월급이 기대 수준보다 낮아도 취업할 의사가 있는 집단으로 평균적으로 월 191만원(2020년 조사 당시 기준)이었다. 유보임금이 가장 높은 집단은 일반대학교 학생 중 기준 이하 월급일 경우 취업할 의사가 없는 집단으로 평균적으로 월 244만원(2020년 조사 당시 기준)이었다.

청년들은 비정규직에 대한 거부감도 컸다.

전공별로 보면 예체능 계열을 제외한 모든 계열에서 60% 이상의 응답자가 비정규직에 대한 거부감을 보였다. 의약, 자연, 공학계열의 경우 비정규직에 대한 거부감이 타 계열에 비해 더 높게 나타났고, 예체능 계열에서 비정규직 거부감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예체능 계열의 경우 프리랜서 근무 형태의 비중이 타 계열에 비해 높기 때문에 비정규직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보인다.

청년들은 주 5일 근무를 지키지 않는 회사들에 대한 거부감도 상당했다.

‘주 5일 근무가 아님’ 경우는 앞의 조건들과는 다르게 ‘취업하지 않겠다’에 ‘(매우) 그렇지 않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48%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여성이 남성보다는 주 5일 근무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여성의 경우 취업하고 싶지 않은 직장의 조건에서 ‘주 5일 근무 아님’은 7위로 여성 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졌지만, 주 5일 근무 항목 내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거부감이 더 높게 나타났다.

최수현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부연구위원은 “5가지 취업 기피 직장 특징은 퇴사 및 이직을 선택하는 사유로도 적용할 수 있다. 워라밸이 지켜지지 않는 근무환경은 청년들에게 있어 취업하지 않거나, 취업했더라도 이탈할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청년들이 중소기업 취업을 꺼리는 이유는 청년 기피 5대 일자리 조건을 모두 갖춘 일자리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의 취업률을 높이고 양질의 노동력이 중소기업에 공급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근무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분석 내용은 오는 15일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발간하는 동향지 『THE HRD REVIEW』 25권 1호 <조사·통계 브리프>를 통해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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