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 자영업자 ‘그건 안돼!’

최저임금위원회 발간「임금실태조사보고서」(데이터=통계청)
최저임금위원회 발간「임금실태조사보고서」(데이터=통계청)

노동자 원하고, 사업주 빈부(貧富) 따라 온도차 커

지난 3월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최저임금 인상론 등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 최저임금 적정액이 시급 6,953원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취업포털 알바천국이 구직자 3,002명과 사업주 565명을 대상으로 ‘최저임금 인식 현황’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구직자의 경우 지금보다 24.6% 인상된 6,953원이 가장 적정하다고 답했다.

또한 사업주들도 현행 5,580원보다 12.6% 상승한 6,283원을 가장 적당한 최저임금 인상 금액이라고 답해 노동자와 고용자 모두 일단 6,000원대 시급에는 동의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 보면 동상이몽이 현저해 보였다. 현재 법정 최저임금인 5,580원에 대해 구직자는 78.7%가 적다고 인식했지만, 사업주는 그의 반절에 해당하는 39.3%만 적다고 생각했다.

한편 구직자는 0.9%가 현재 최저임금 시급이 높다고 인식한 반면 사업주는 12.9%가 시급이 높다고 생각했다. 이것은 20%를 하회하는 통계이기 때문에 별것 아닌 수치처럼 보이지만, 따져보면 시급이 높다고 사업주가 인식한 비율은 구직자에 비해 14배나 높은 것이다.

특히 사업주 가운데 영세업체가 갖는 부담은 상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최저임금 5,580원에 대해 소위 영세업체인 자영업자는 19.8%가 많다고 답변한 반면, 일반 기업주는 7.3%가 높다고 답했다.

이것은 기업계에서도 극명한 양극화를 확인시켜 주는 대목으로, 임금 인상 여력이 부족한 영세 자영업자의 경우 가장 기초적 공공 개념인 최저임금 제도에 대해서도 박탈감을 느끼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종에 따라 주로 저임금의 영세업종 분야에서 현재 최저임금(5,580원)이 높다는 볼멘소리가 들렸다. 

서빙·주방 업종 사업주는 현재 최저임금이 높다(25.7%)고 답한 사람이 많았으며, 매장관리 업종에선 보통이다(57%)라는 응답이 더 많았다. 반면 IT·디자인 업종에선 현행 최저임금 시급이 낮다(70.6%)고 대부분 응답했다.

한편 구직자의 경우 현재 최저임금이 적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20대는 77.5%, 30대 80.3%, 40대 86.0%, 50대 90.0% 순으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최저임금이 낮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급격히 높아졌다.

이를 반영하듯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에 대해서도 구직자와 사업주는 현격한 시각차를 보였다.

구직자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을 ‘10%~15% 미만’(19.7%)이나 ‘7%~10% 미만’(19.5%)을 희망한 반면, 사업주는 동결(25.7%), ‘5%~7% 미만’(22.5%)을 바랐다. 이는 구직자는 두 자릿수 인상을 희망하지만 사업주는 동결이나 한 자릿수 인상까지만 이해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

이를 전체 평균으로 환산하면 구직자는 지금보다 24.6% 인상된 6,953원을 가장 적정하다고 생각했다. 반면 사업주는 12.6% 상승한 6,283원을 가장 적당한 최저임금 인상 금액이라 생각했다.

최저임금 동결을 희망하는 경우는 역시 영세자영업자가 가장 많았다. 기업주 16.9%가 동결을 희망했지만, 자영업자는 36.5% 최저임금 동결을 희망했다. 특히 서빙·주방 업종에서 현재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44.3%로 가장 많았다.

한편 지난 3월 최경환 경제부총리(기재부장관)는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초청 강연에서 일본과 같은 장기불황이 우려된다며, 내수 활성화 차원에서 ‘최저임금을 대폭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적정 최저임금 인상률에 대한 인식(그래프=알바천국)
적정 최저임금 인상률에 대한 인식(그래프=알바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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