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시 광개토광장 꽃 식재 모습(사진 제공=구리시)
구리시 광개토광장 꽃 식재 모습(사진 제공=구리시)

지자체가 도시 곳곳에 철마다 심는 꽃들은 교체 시기가 되면 폐기된다. 도시미관을 꾸미기 위해 국민 세금으로 장식한 꽃들인데 멀쩡한 꽃들까지 버려지면 아깝다.

구리시는 이런 꽃들을 그냥 버리지 않고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기로 했다. 신동화 구리시의회 의원이 지난 6월 제안한 것이 제도화된 것이다.(신 의원 발의 조례들 9월 13일 의회 통과)

도시 가로(街路)와 광장, 교통섬, 공한지, 도로, 가로등, 난간, 도시공원에 있는 화목류, 관목, 초화류가 모두 나눔 대상이다. 단 도시공원에 있는 식재료(植材料)는 공원 재정비 등을 할 때만 나눠줄 수 있기 때문에 자주 나눔을 할 수는 없다.

구리시는 꽃 등을 바꿔 심는 시기에 상태가 양호한 화분, 화단 등을 골라 원예용 비닐포트에 소분해 동주민센터, 공원 등 정해진 장소에 일정 기간 동안 놔둘 예정이다. 나눔 양은 1인 3주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의 경우 6월에 심은 여름꽃은 비 많이 오고 더운 일기 때문에 물러져 배분이 쉽지 않고, 9월 초 심은 가을꽃과 10월 말에서 11월 초 심을 겨울꽃은 화종과 수량, 작물 특성으로 역시 배분이 용이치 않은 상황이다.

구리시 관계자에 따르면 꽃 나눔이 가장 적절한 시기는 5~6월과 8~9월이다. 이때는 종류도 많고 수량도 많아 다양한 화종의 비교적 건강한 꽃들을 시민들에게 나눠줄 적기이다.

신 의원과 구리시에 따르면 지자체를 꾸미는 초화류 등을 교체 시기 때 폐기하지 않고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지자체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행정 입장에서는 현장에서 그냥 폐기하면 수월한 일이다. 그러나 구리시는 의회와 집행부가 서로 공감하며 국민 혈세로 꾸민 폐기하기 아까운 초화류 등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기로 해, 타 지자체의 귀감이 되고 있다.

신 의원의 제안은 1석 3조 이상의 효과가 있다. 혈세가 들어간 아까운 꽃을 그냥 버리지 않아서 좋고, 폐기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여러 가정에 꽃을 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심미적, 정서적 의미가 크다.

조례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신 의원은 “구리시가 토평 양묘장에서 매년 7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서 생산한 화목류와 초화류 등을 관내 공원 및 화단 등에 심고 있는데, 교체할 때마다 아름다운 꽃들이 단순 폐기되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앞으로는 공원이나 화단에 심겨 있던 예쁜 꽃나무 등이 시민의 가정에서 더욱 아름답고 향기롭게 가꿔질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구리시는 이번 꽃 배분 사업과 관련 법령 해석을 마쳤으며, 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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