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중앙위원회 사회복지분과 부위원장
국민의힘 중앙위원회 사회복지분과 부위원장

엘리트주의 정치에 대한 변증법적 외침

김동문 국민의힘 중앙위원회 사회복지분과 부위원장

프롤로그

우리나라에 요즘처럼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많이 가졌던 때가 또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고, 동시에 요즘같이 정치 혐오 데시벨이 높아지면서 무당층이 많아진 때가 또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런 모순적 상황이 발생한 근본적인 이유는 지난 민주당 정권의 갈라치기와 현 국민의힘 정권의 내로남불 정치가 그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윤석열 정권은 문재인 정권과는 다를 줄 알았는데 현재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지난 정권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암튼, 나는 우리나라의 정치가 발전하지 못하고 퇴행을 하는 것은 국민의식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현재의 탐욕스런 정치기술자들이 그런 현상을 불러일으킨 주범이라고 생각한다. 그 중심에 이기적 탐욕의 노예가 된 더러운 엘리트 정치기술자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엘리트 정치인, 정(正)

현재 우리나라 정치계에 부모 찬스를 써서 됐건 자기가 죽을 고생을 해서 됐건 간에 엘리트 정치인들이 많이 있다. 그들의 스펙을 보면, 일반인들은 죽었다가 깨어나도 갖기 힘든 휘황찬란한 스펙을 갖고 있다. 그런 그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실력은 분명 우리나라의 소중한 자산임에 틀림없다.

나는 어려서 노가다도 많이 했지만, 감사하게도 신의 은총으로 기회를 얻어 형이상학도 공부하고 사회과학도 공부하면서 박사과정까지 수료했지만 박사는 되지 못했다. 그런 나에 비해 학문적 성취와 사회적 정치적 성취를 이룬 엘리트 정치인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그 좋은 머리를 가진 엘리트 정치인들이 자신의 지식과 실력을 정치 발전을 위해 잘 쓰면 분명 우리나라의 내일을 여는 혁혁한 공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옛말에 ‘알아야 면장을 한다’고 했다. 이 말은 ‘알아야 벼슬을 할 수 있다’라는 의미 보다는 ‘알아야 앞에 가로막힌 장벽을 넘어 내일을 열 수 있다’는 의미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나도 이제 인생을 어언 60년 문턱 가까이 살다보니 지도자란 열심만 있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오히려 열심만 있는 무식한 지도자는 자기도 불행하게 하고 따르는 사람들도 불행하게 한다는 것을 절감한다.

나라의 지도자가 “열려라, 내일!”하고 주문을 외우면 일곱색깔 무지개 빛 내일이 활짝 열리면 얼마나 좋으랴만, 우리가 바라는 내일은 수많은 장벽에 가로막혀 있다. 그 장벽을 하나하나 넘어 내일을 열기 위해서는 정말 많이 알아야 하고, 실력이 있어야 하고,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나는 부모 찬스를 썼건 홀로 고생해서 엘리트가 되었건 간에 그들이 제대로 된 지식과 실력과 능력을 갖춘 정치지도자가 되어 나라와 민족을 잘 이끌면 우리나라는 진정한 선진국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엘리트 정치인, 반(反)

선진국에선 명망 있는 지도자가 되려면 노블레스 오블리쥬 정신의 실천이 기본 덕목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주류사회에 속한 엘리트가 되려면 보수주의자건 진보주의자건 부모 찬스를 이기적으로 잘 써야 하고, 또 철저하게 이기적으로 살아야 하는 것 같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우리나라에서는 주류사회에 진입하기 위해 어릴적부터 성적관리를 위해 이기적으로 살아야 하고, 대학교에서 들어가서도 학점관리를 위해 이기적으로 살아야 하고, 유학을 가서도 이기적으로 살아야 젊은 나이에 빛나는 학위를 받을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기적인 삶을 살아서 얻은 스펙으로 고 퀼리티의 직장을 다니는 것으로도 모자라 권력의 성에 입성하고 싶은 탐욕이 생기면..., 지성과 양심을 악마에게 저당 잡히고 구태권력가의 비위를 맞추면서 그들의 나팔수가 되어야 한다.

그동안 국민이 경험한 것이 있다. 국민의힘이건 더불어민주당이건 간에 이기적이고 탐욕적인 엘리트들은 사회적 가치실현이라는 대의명분에 충실하기 보다는 이기적 탐욕적 입신양명의 노예가 되어버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소수의 엘리트 정치인들이 지성과 양심의 소리를 외치고 있지만, 그들은 소위 ‘내부 총질러’가 되어 배척을 당하고 있다.

실제로, 국민들은 청년정치인이건 늙은 정치인이건, 국민의힘 소속이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건 간에 그 좋은 머리 그 좋은 지식을 가지고 이기적 탐욕적 ‘개싸움판’을 벌이고 있는 엘리트 정치인들의 화려한 쇼를 늘 보고 있다.

국민들은 청년지식인들은 다를 것이라고 기대도 많이 했지만, 구태 정치인들 이상으로 부조리한 정치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모습에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그나마 의식 있는 엘리트 청년 정치인들이 ‘이 새끼 저 새끼’ 소리를 들으면서 지성과 양심의 소리를 내며 고군분투해주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나는 엘리트 지식인, 특히 엘리트 정치인의 신성한 미션은 이기적 탐욕적 욕망의 실현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 실현(공공선 실현)을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현재 엘리트 정치인들은 공공선 실현이라는 사회적 가치에 목적을 두기보다는 자신이 속한 진영을 방어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나는 적어도 지성과 양심을 가진 엘리트라면 그럴 수 없다고 생각한다.

엘리트 정치인, 합(合)

사랑은 아무나 할 수 있지만 정치지도자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제대로 알 뿐만 아니라 그 아는 것을 정직하게 진실하게 성실하게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정치는 “내가 당선이 되면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이지메를 당할 각오를 하고 엘리트의 지성과 양심을 따라 실천해온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사람이 해야 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삶의 현장에서 자기가 배워서 쌓은 지식과 실력과 능력을 가지고 삶의 현장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쥬 정신을 가지고 봉사를 얼마나 많이 했는지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도 그런 학점제를 운영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어느 대학에서 3학점짜리 ‘전공과 지역사회’라는 과목이 있었다. 2학점은 이론수업을 받아 취득하고, 1학점은 자신의 전공지식과 기술을 필요로 하는 곳에 가서 자원봉사를 해야 취득할 수 있었다. 2학점짜리 이론수업은 A+를 받아도 1학점짜리 사회봉사를 하지 않으면 전공이수가 되지 않았다.

나는 적어도 한 나라의 정치지도자가 되려는 자는 그저 엘리트라는 스펙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전공지식과 기술을 사회적 가치실현을 위해 댓가 없는 사회봉사를 해온 것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국민의힘당이건 더불어민주당이건..., 다음 총선에는 스펙만 화려한 후보가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쥬 정신을 진정성 있게 실천한 후보를 내세울 수 있기를 바란다. 그것이 진정 나라와 국민을 위한 공당의 책무이며 예의라고 생각한다.

에필로그

30여년 전 내가 신학대학원에 다닐 때, 자끄 엘룰(Jacques Ellul)의 [기술사회](Thechnology Society)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지도자들이 발휘하는 통치기술 항목을 읽으면서 지도자들이 발휘하는 통치기술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생각해 볼 기회가 있었다.

나는 작금의 정치현실을 보면서 거대 양당의 정치인들이 보여주는 현란한 정치기술이 대한민국을 진정한 OECD 국가로 발전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하기 보다는 도리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로마제국이 멸망한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이기적 욕망에 찌들은 엘리트들의 부패와 타락이 로마제국의 멸망을 앞당긴 주요한 이유 중의 하나라는 것은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다. 아마도 똑똑한 엘리트 정치인들은 이 사실을 촌부인 나보다 더 잘 알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국민의힘 경기도당 자문위원이면서 중앙위원회 사회복지분과 부위원장이란 직함을 가지고 있지만, 다음 총선에서 국민의힘당이건 더불어민주당이건 간에 노블레스 오블리쥬 정신을 실천한 후보를 많이 내기 바라고, 그 당이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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