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조사 결과 6개월 이하 단기계약 49.9%

한국의 노동시장은 튼튼한 울타리와 취약한 울타리가 극명하다. 특히 주 14시간 초단시간 쪼개기 채용과 3개월짜리 초단기 채용은 가장 취약한 울타리에 속한다.

몇 년 전에만 해도 1년 이상 계약이 많았던 아파트 경비노동자 시장에 6개월 이하 단기계약이 급속도로 확산돼 경기도가 단기계약 근절에 나섰다.

도에 따르면 단기 근로계약은 경비노동자의 최소한의 방어권을 박탈하고 고령 노동자를 불안한 ‘파리목숨’으로 만들어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최근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70대 경비원이 갑질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 중 하나로 3개월짜리 초단기 근로계약이 지목되기도 했다.

도가 조사한 6개월 이하 단기 근로계약 비중은 21년에는 49.3%(11개 시군 2,326개 단지 조사), 22년에는 49.9%(11개 시군, 1,611개 단지 조사)에 달했다.

도 관계자에 따르면 이 수치는 31개 전 시군을 조사한 결과는 아니지만 전체 통계와 어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단기계약이 급작스레 는 까닭은 무엇일까. 한국의 노동시장 현실을 전반적으로 살펴봐야 할 문제지만, 통제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라는 시각도 있었다.

어쨌든 도는 문제 개선을 위해 ‘경기도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 개정과 단기 근로계약 실태조사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을 동원키로 했다.

준칙 내용 가운데 용역계약서에 ‘단기 근로계약 개선’에 관한 사항을 추가하는 한편 단기 근로계약을 개선한 단지의 경우 경기도가 추진 중인 아파트 경비 청소 노동자 휴게시설 개선지원사업과 공동주택 보조금 지원사업에 가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시군과 협의할 계획이다.

또 단기계약이 개선된 단지를 홍보할 수 있는 ‘고용 우수 아파트 지도’를 제작해 경비노동자 취업 시 참조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입주민 인식 개선으로 ‘착한 계약’이 확산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올해 조사는 전 시군 조사로 진행된다. 도에 따르면 전 시군의 각자 조사를 취합해 어느 정도 단기계약이 이뤄지고 있는지 파악하고, 도가 직접 10개 시군의 아파트 992개 단지를 심층조사할 계획이다.

정구원 도 노동국장은 “생계를 위해 일해야 하는 고령 노동자의 대표 직종인 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이 비인간적 갑질로 모멸감을 느끼지 않고 정당한 노동의 권리를 보호받기 위해서는 단기계약 근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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