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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구상나무 집단 고사 가속화… 멸종위기종 지정 ‘필요’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최근 구상나무 집단 고사가 가속화돼 멸종위기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8월 녹색연합은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경남 함양군 지리산 구상나무를 조사한 결과, 6개 집단 서식지에서 극심한 고사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녹색연합은 구상나무 집단 고사의 주요 원인을 기후변화로 지목했다.

지난달(9월)에는 강원 설악산 국립공원에서 원인 미상의 집단 고사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 9월 21일 강원 산림보호팀과 북부지방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같은 달 발생한 설악산 국립공원 내 소나무 약 20그루 집단 고사 현상에 대한 긴급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발견 당시 소나무 재선충병 발병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지만 감염목이 아닌 것으로 판명돼 고사 원인이 미궁에 빠졌다. 강원 산림보호팀과 북부지방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이 현상을 이례적으로 보고 현장 조사와 정밀 분석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을 계획이다.

구상나무는 세계 중 우리나라에만 있는 나무로 한라산, 지리산, 덕유산 등 높은 산에서 살아가는 상록교목을 뜻한다. 최근 구상나무의 집단 서식지인 지리산의 생태계는 급격히 변해 동부 천왕봉-중봉-하봉 구간과 서부 반야봉 일대 모두 집단 고사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중 고사 진행 수준이 심각한 곳은 천왕봉 남사면, 중봉 북서사면, 하봉 남사면으로 전체 나무의 약 90%가 죽었다. 특히 기온과 강수량 변화에 가장 민감한 산 정상부터 해발 1700m까지는 성한 구상나무가 거의 없다.

구상나무 집단 고사는 2010년부터 시작돼 2015년에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2018년에는 지리산 주요 탐방로에서 떼죽음이 관찰될 정도로 가속화됐다.

이처럼 집단 고사가 증가하면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구상나무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했다. 국제적으로 구상나무 멸종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반면 환경부는 구상나무를 멸종위기종이 아닌 조사 등을 할 수 있는 관찰종으로 지정했다. 환경부는 기후변화로 인해 쇠퇴하거나 고사한 야생생물은 멸종위기종에 올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5년마다 개정돼 올해 9월 5일부터 입법예고 중인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에서도 구상나무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하는 내용은 빠졌다.

게다가 구상나무 집단 고사에 대한 분석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9월)부터 구상나무 집단 고사가 발생한 일부 지역을 조사 중인 국립공원공단은 예산과 인력이 부족해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인력 부족은 멸종위기종과 생물다양성 문제를 검토할 때 기후변화의 영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구상나무는 한 해가 갈수록 점점 빠르게 죽어가고 있다. 이대로 가면 구상나무는 한반도에서 영영 사라질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나무인 만큼 정부는 구상나무를 신속하게 멸종위기종에 올리고 보호 대책을 마련하는 건 어떨까. 구상나무 멸종이라는 참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는 신속하게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는 시점이다. 정부가 예산과 인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관련 대책을 개선해 구상나무 집단 고사가 줄어들 수 있기를 바란다.

서승아 기자  nellstay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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