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기초의회 처음 ‘국회 대정부 질문 시스템’ 도입

구리시의회 9대 의원들(사진=구리시의회 홈페이지 컷)
구리시의회 9대 의원들(사진=구리시의회 홈페이지 컷)

정례회 때 시정질문 아니더라도 언제든 현안질문·답변
수시 현안질문·답변 인터넷방송 생중계, PC·모바일 시청 가능

구리시의회 회의에 진일보한 시스템이 도입됐다.

구리시의회(의장 권봉수)는 최근 마친 제323회 임시회에서 정은철 의원이 발의한 ‘구리시의회 회의 규칙 일부개정규칙안’을 원안가결했다.

골자는 국회 대정부 질문과 같은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다. 이제 구리시의회에서는 국회처럼 집행부 관계자를 불러 현안에 대한 질문을 하고 이에 대한 공개된 답변을 즉각적으로 들을 수 있다.

기초의회에 이 같은 방식이 도입된 건 구리시의회가 전국에서 처음인 것으로 보인다. 시의회는 일부 광역의회에서 상임위 때 비슷하게 하는 경우는 찾았지만 국회 대정부 질문 방식을 그대로 도입한 경우는 찾지 못했다.

국회 대정부 질문 방식이 도입된 것은 고정돼 있는 2차원 평면 그림이 생동감 있는 실시간 입체 그림으로 바뀐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지방의회 의원들은 답답했다. 주요 현안에 대해 제때 물고 답을 들어야 하는데 기껏 1년에 두 번 있는 시정질문을 통해 답변을 듣는 게 고작이었고, 답도 없이 허공에 울리는 메아리처럼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의견을 토해내는 게 한계였다.

물론 국정감사같은 집행부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각종 현안에 대한 답을 듣는 시간은 있었다. 그러나 이 과정은 집행부의 전반적인 사업을 세세하게 다루기 때문에 관심 현안을 제때 집중해서 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래서 이번에 구리시의회에 도입된 방식이 의미 있다. 시민을 대신해 현안에 대해 질문하고 싶을 때 김빠지게 정례회의 시정질문까지 기다리지 않고도 즉각적으로 임시회에서 답을 들을 수 있게 됐다.

이런 다이나믹한 모습은 국회처럼 생중계된다. 관심 있는 시민은 구리시의회 회의장에 켜져 있는 카메라를 통해 pc 또는 모바일로 회의장면을 볼 수 있는데, 이는 현장의 의원과 생업현장의 시민이 함께 호흡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의원당 20분의 시간이 주어진다. 한 임시회에서 최대6명이 각 20분의 시간을 사용해 시장, 부시장, 국장으로부터 답을 들을 수 있다. 자기에게 주어진 20분을 한 사람에게 질문하고 답을 들을지 아니면 여러 사람에게 질문하고 답을 들을지는 주어진 시간 범위에서 의원의 재량이다.

대정부 질문 도입은 의원에게도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에는 드물게 단상에 서서 발언하는 것만 노출돼 소위 의원 ‘자질’을 잘 살펴볼 길이 많지 않았으나, 이제는 필요시마다 하는 시정질문과 답변을 통해 의원의 면면을 관찰할 수 있게 됐다.

대정부 질문이 도입됐다고 해서 정치적 또는 포퓰리즘적인 제스처를 하는 것은 날카로운 시민의 눈에 걸릴 수 있다. 시의회도 그래선지 ‘구리시의 현안이 되는 중요한 사항’ 즉 ‘긴급현안’에 대한 질문으로 범위를 정했다.

긴급현안질문을 할 의원은 그 이유와 질문 요지 및 출석을 요구하는 관계 공무원을 기재한 질문요구서를 본회의 개의 24시간 전까지 의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관계 공무원은 객관적이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의회에 출석해 답변을 해야 한다.

수시 집행부 질문은 이달 말 예정된 임시회에서 첫선을 보일 전망이다. 권봉수 의장이 늘 강조했던 시민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인다. 전국 기초의회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이 제도가 어떻게 뿌리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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