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제공=전경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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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 데 덮친 격, 실업난·물가 급등·고급리 등 다중고에 시달려

청년들이 경제고통을 가장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에 따르면 전 연령대 중에서 청년들(15~29세)의 체감경제고통지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경련은 국민이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을 수치화한 경제고통지수주1)를 재구성해 ‘세대별 체감경제고통지수’주2)를 산출했다.

주1) 미국의 경제학자 오쿤(Arthur Okun)이 국민의 경제적 삶의 질을 측정하기 위해 고안한 지수로,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을 합해 산출
주2) 세대별 체감경제고통지수=연령대별 체감실업률+연령대별 물가상승률

청년들의 체감경제고통지수는 수년 동안 계속 가장 높았고 올해 역시 가장 높았다. ※ 2022년도 체감경제고통지수: 15~29세 25.1/ 30~39세 14.4/ 40~49세 12.5/ 50~59세 13.3/ 60~69세 16.1

전경련은 ‘청년 취업난’과 ‘물가 급등’이 청년경제고통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전경련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기준 청년(15~29세) 체감실업률은 19.9%로, 2019년(22.9%)에 비해 낮았지만 다른 연령대에 비해서는 월등하게 높았다. ※ 2022년 상반기 체감실업률: 60대(11.3%)/ 30대(9.5%)/ 50대(8.7%)/ 40대(7.9%)

전경련은 ‘일자리 미스매치’가 취업란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는데,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 증가 속도가 대졸자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이 청년 취업난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지난 4개년간(2017~2020년) 배출된 대졸자주3)는 223.4만명인데 반해 신규 고학력 일자리주4)는 126.4만개로, 대졸자 규모의 약 57% 수준에 그쳤다.

주3) 전문대학, 기능대학, 산업대학, 일반대학, 일반대학원 등 고등교육기관 졸업자(한국교육개발원)
주4) 관리자, 전문가, 사무직 채용인원 합산. 통계청은 ‘한국표준직업분류’상 9개 직업 중 ‘관리자’ 및 ‘전문가’의 필요학력 수준을 전문대졸 이상으로 구분. ‘사무종사자’의 경우 필요학력은 고졸이나 실제 평균학력이 전문대졸 이상으로 고학력 일자리에 포함(한국은행, BOK이슈노트 NO.2019-4)

이렇게 양질의 일자리 수와 구직자 수가 불균형을 이루는 것이 취업난의 주된 요인이고, 정작 필요한 인력이 공급되지 않는 것도 일자리 미스매치의 또 한 요인이다.

전경련에 따르면 산업구조의 고도화 흐름 속에서 기업들의 이공계 선호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인문계열 졸업자들의 취업문은 더 좁아지고 있는데, 기업들이 올해 하반기 채용하기로 계획한 인원 10명 중 7명(67.9%)이 이공계열 졸업자주5)다.

이만큼 이공계 출신이 필요하지만 인력수급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전국 4년제 일반대학 졸업자 중 이공계열 비중은 2020년 기준 10명 중 4명(37.3%)에 그쳤다. 전경련은 전공과 무관하게 취업하는 청년 비중이 절반 이상주6)에 달할 정도로 청년들의 취업 기회가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5) 출처: 전경련 보도자료 ‘2022년 하반기 대기업 신규채용 계획 조사’(2022.9.5)
주6) 20〜34세 취업자 일자리‧전공 불일치율(2022.5월): 50.7% (통계청, 청년층 부가조사)

그래픽 제공=전경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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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을 더 어렵게 하는 것은 물가였다. 2022년 상반기 기준 청년 물가상승률은 5.2%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0.5%)의 10배 수준에 달했다.

올해 1~3분기 평균 기준 지출목적별 물가상승률은 교통(11.7%), 음식 및 숙박(7.3%),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5.9%), 기타 상품 및 서비스(5.5%) 순이다. 이들 부문은 전체 물가상승률(5.0%)보다 높았다.

특히 청년들이 다른 연령대보다 물가상승을 더 체감하는 까닭은 청년들의 소비지출 비중이 큰 ‘음식‧숙박’(21.6%), ‘교통’(12.0%), ‘식료품’(8.5%) 등의 가격이 많이 상승한 데 기인한다.

전경련은 “올해 청년들이 소비를 많이 하는 부문에 물가상승이 집중되면서 취업 준비 중이거나 소득이 적은 사회초년생인 청년들이 생활비 상승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밝혔다.

그래픽 제공=전경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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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설상가상 금리까지 올라 청년들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전경련에 따르면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해 대출금리가 동반 상승주7)하면서 청년들의 재무 건전성이 불안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4년간(2017~2021년) 청년층(29세 이하 가구주) 부채 증가율은 48.3%로, 전체 부채 증가율(24.0%)의 2배에 달했고, 같은 기간 청년층 원리금 상환액 증가율은 34.9%로, 전체 원리금 상환액 증가율(23.5%)의 1.5배였다. 청년층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2017년 24.2%에서 2020년 32.5%까지 증가했다가 2021년 들어 29.2%로 줄었으나 여전히 전 연령대 중에서 가장 높았다.

주7) 가계대출평균금리(신규취급액): 2021년 3.11% →2022년 1Q 3.94%→2Q 4.14%→3Q 4.81%(한국은행)

전경련은 “사회초년생인 청년들은 주거 마련을 위한 전세대출 비중주8)이 높고, 지난 증시 및 부동산 활황기에 다수의 청년들이 과도하게 빚을 내서 투자를 하거나 집을 매수하는 등 채무 부담이 이미 높은 상황”이라며 “올해 연말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청년들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주8) 청년층 신용대출 목적별 비중(2021년): 전/월세 보증금 45.1%, 생활비 12.8%, 사업자금 8.5% 순(통계청)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지속되는 청년 취업난에 급격한 물가상승까지 더해져 청년들이 체감하는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면서 “규제 혁파,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고용유연성 확보 등으로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민간 일자리들이 많이 만들어질 수 있는 고용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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