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 금곡동 보행친화공간(일방통행, 도로다이어트) 조성사업 대상지 ©구리남양주뉴스
남양주시 금곡동 보행친화공간(일방통행, 도로다이어트) 조성사업 대상지 ©구리남양주뉴스

남양주시 금곡동 도시재생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정확히는 ‘금곡동 보행친화공간(일방통행, 도로다이어트) 조성사업’이 멈춰서 있다.

금곡동 보행친화공간 조성 사업의 세부 사업은 어느 정도 진행됐다. 지중화를 위한 관로 매설(연계 사업)이 다 돼 있는 등 상당한 공사 진척을 보이고 있는 것. 그런데 메인 사업에 해당하는 일방통행 공사는 아직 시작되지 않고 있다.

※ 일방통행·도로다이어트 사업 사업개요 ▲위치: 금곡로, 사릉로(금곡역∼금곡사거리) ▲사업량: 금곡로 L=0.8km, 사능로 L=0.5km ▲사릉로: 차도 축소(4~8차로→4~6차로), 보도 확장(11~15m) ▲금곡로: 일방통행(서울 방향), 보도 확장(7m 주차 포함)

일방통해 사업에 대해서는 네 가지(행정, 행정 유관단체, 찬성 상인, 반대 상인) 관점이 있는데, 엄밀하게는 두 가지 관점으로 요약된다. 하려는 쪽과 막으려는 쪽. 하려는 쪽도 막으려는 쪽도 각자 이유가 있는 등 당위가 존재한다.

행정은 계획이 수립된 지 시간도 많이 지났고 절차도 많이 진행돼 일방통행 착공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찬성 상인들 역시 금곡동 활성화를 이유로 일방통행을 조속히 추진해달라는 입장이다.

반대 상인들은 접근성 악화를 이유로 일방통행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들은 일방통행을 하면 교통흐름이 상인들에게 결코 유리할 수 없고, 이 때문에 상권위축이 불 보듯 뻔하다는 관점을 갖고 있다.

행정은 이 대목에서 답답해하는 느낌이다. 향후 BRT(청량리∼도농/평내호평 BRT, 금곡동 경유) 시행 시 대중교통 노선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이고, 일방통행 추진과 관련 각종 교통대책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에 그 정도로 우려할 바는 아니라는 시각이다. 게다가 상점가 마케팅 지원사업, 지역축제 등 상권 활성화를 위한 사업을 하고, 이를 대내외에 홍보하면 상인들이 우려하는 상권위축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오히려 일방통행과 도로 정비를 같이 해서 깨끗한 거리를 만들고 때론 차 없는 거리 운영 등으로 축제 등을 한다면 지금의 상황보다는 상권 활성화가 더 될 수 있다는 게 행정의 관점이다.

잘 들어보면 찬성이든 반대든 목적은 하나로 보인다. ‘상권 살리기’. 그런데 왜 의견이 다를까. 다자의 얘기를 들어보면 누구 하나의 잘잘못의 문제가 아닌 상호 간의 소통 문제, 설명의 문제, 신뢰의 문제, 비전 제시의 문제 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곡동 도시재생뉴딜사업은 2017년 12월 도시재생 뉴딜시범사업으로 선정된 뒤, 일방통행 등의 내용을 담은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을 지금으로부터 4년 전인 2018년 8월 고시했다.

이렇게 제법 많은 기간이 흘렀음에도 상인들의 의사 표현에 한계가 있었던 문제가 있고, 행정은 해당 지역의 의견을 집중적으로 수렴해야 함에도 너 넓은 범위의 의견을 물어 사업을 추진하는 등 의아한 부분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이런 부분을 상호 간에 인정하고 ‘상권 살리기’라는 공동의 목적에 좀 더 본질적으로 집중해야 이 문제가 풀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여름(6월 말~7월 초 2주간) 행정이 해당 지역의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한 결과 상인들의 우려가 얼마나 큰지 확인하는 결과가 나왔다.

행정은 이 부분을 결코 간과해선 안 된다. 상인들의 우려와 걱정, 근심, 괴로움, 미래에 대한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어렵게 따낸 명분도 있는 사업이 계속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상인들 간 찬반의견이 있다보니 이걸 ‘민민갈등’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그러나 기자가 취재해 보니, 본질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찬성이든 반대든 분명히 목소리를 내는 이유가 있었고 오히려 아쉬운 쪽은 행정이었다.

행정은 더욱 애를 써서 상세한 설명을 하는 데 주저함이 없어야 하고, 상인들이 행정의 비전 제시를 최소한 이해하고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대화를 주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가능성을 직접 볼 수 있는 행사를 선제적으로 개최해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

행정이 그간 노력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별도 센터도 마련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등 행정과 현장의 한정된 인력으로 고군분투한 게 사실이다. 그래도 문제가 생기면 행정이 책임지고 풀어야 한다. 그렇게 하라고 책무를 준 게 국민이기 때문에.

민선 8기 기조 중 하나가 이청득심(以聽得心)이다. 이 말은 논어에 나온 말로 주광덕 남양주시장이 강조한 말이다. 주 시장은 지난달 초 직원 회의에서 “공직자들은 시민시장시대가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이청득심의 자세로 시민들의 목소리를 낮은 자세로 진심을 다해 경청해 달라”고 당부했다.

여기에 해법이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이 있듯이 이 사업에 대해 관심이 있는 ‘모든 주체’가 한 자리에 모여 경청하고 설명하고 의견을 나누면 '접점'을 찾을 수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각 그룹의 대표가 회의에 참석해서 저런 과정을 거치고 중간 결과든 최종 결과든 가져오면 그룹의 일원들은 신뢰하고 이해하고 지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그룹 간의 신뢰가 생기고 문제 해결의 실마리도 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남양주시에는 금곡동 일방통행 사업처럼 관점이 다른 사업이 다수 있다. 특히 일방통행 사업이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모적이지 않게 문제를 해결하려면 모델로 삼을 선례가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행정이 금곡동 문제를 어떻게 풀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구리남양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