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한국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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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해외로 나간 제조업 일자리(7.2만개)만 잡아도 국내 실업률 0.3%p↓
10년간 제조업 직접투자 순유출로 매년 4.9만명(누적 49.1만명) 고용기회 잃어
’20년 업종별 직간접 일자리 유출 '전기장비'(15.5천명), '자동차'(14.5천명) 順
KERI, 국내 투자·고용 발목 잡는 기업규제 완화하고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해야

한국경제연구원(KERI)이 제조업의 해외직접투자(ODI)주1) 및 외국인직접투자(FDI)주2) 통계를 바탕으로 직간접 일자리 유발 효과를 추정주3)한 결과 지난해 제조업 일자리 7.2만개가 해외로 빠져나간 것으로 분석됐다. 한경연은 “해외로 나간 제조업 일자리 7.2만개만 잡았어도 작년 실업률이 4.0%에서 3.7%로 0.3%p주4) 개선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1) 해외직접투자(Outward Direct Investment)란 해외 자회사 설립, 기업인수 및 지분 참여 등 현지 기업의 경영참여를 목적으로 하는 투자행위(이자, 배당소득 목적 차익거래인 간접투자 제외)

주2) 외국인직접투자(Foreign Direct Investment)란 외국인이 한국 기업의 경영참여, 기술제휴 등을 목적으로 당해 기업이 발행한 의결권 있는 주식 또는 지분 취득 등의 투자행위

주3) 직접투자 순유출액에 취업유발계수(해당 산업에서 최종 수요가 10억원 발생할 경우 관련 산업에서 유발되는 취업자 수)를 곱해 직간접 일자리 유발 인원 추정

주4) 해외로 나간 제조업 일자리 7.2만명/ 경제활동인구 2,801.2만명(’20년)×100

10년간 제조업 직접투자 순유출 연 7.5조원, 매년 4.9만명 고용기회 잃어
지난 10년간 제조업 기업들의 해외투자가 국내로 유입되는 외국인투자를 크게 압도하면서 제조업 일자리가 대거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1~2020년 제조업의 해외직접투자는 연평균 12.4조원에 달했던 반면 외국인 직접투자는 해외직접투자의 절반도 안 되는 연평균 4.9조원이었다. 같은 기간 제조업의 직접투자 순유출액(FDI-ODI)은 연간 7.5조원 발생했고, 이로 인해 직간접 일자리가 매년 4.9만개(누적 49.1만개) 빠져나간 것으로 분석됐다.

’20년 업종별 해외직접투자액 ➀반도체(2.6조원) ➁전기장비(2.3조원) ➂자동차(2.2조원)
업종별로 살펴보면, 2020년 기준 해외직접투자는 ▲반도체(2조6천억원) ▲전기장비(2조3천억원) ▲자동차(2조2천억원) 순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업종은 지난 10년간(2011~2020년) 제조업 중 해외직접투자 증가액 상위 3대 업종주5)에 속한다. 그에 비해 2020년 기준 외국인직접투자는 ▲반도체(4백억원) ▲전기장비(9백억원) ▲자동차(4천4백억원) 등으로 저조했다.

주5) ’11년 대비 ’20년 해외직접투자 증가액: 반도체(2.2조원), 전기장비(2.0조원), 자동차(0.8조원) 순

’20년 직간접 일자리 유출 ➀전기장비(15.5천명) ➁자동차(14.5천명) ➂식료품(9.3천명)
해외직접투자 급증, 외국인투자 유입 감소로 인해 2020년 기준 직접투자 순유출액은 ▲반도체(△2조5천억원) ▲전기장비(△2조2천억원) ▲자동차(△1조8천억원) 등에 달했다. 지난해 직간접 일자리 유출 규모는 ▲전기장비(15.5천명) ▲자동차(14.5천명) ▲식료품(9.3천명) ▲의약품(5.1천명) ▲반도체(4.9천명) 순이었고, 2011년에 비해 약 1.9~37.6배 높았다.

한경연은 “직접투자 순유출액이 높은 업종 중에서도 취업유발효과주6)가 상대적으로 높은 전기장비, 자동차, 식료품 등의 일자리 유출이 두드러진다”고 밝혔다.

주6) 취업유발계수(최종 수요 10억원 발생 시 관련 산업에서 유발되는 취업자 수): 식료품 14.9명, 자동차 8.2명, 의약품 7.1명, 전기장비 6.9명, 반도체 1.9명(한국은행「산업연관표(’18년)」)

그래픽=한국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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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격한 노동규제가 국내 투자·고용 발목 잡아
한경연은 “한국의 각종 기업관련 규제주7), 그 중에서도 경직적인 노동시장이 국내 투자와 고용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프레이저 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의 노동시장 규제 관련 경제자유도 순위(’20년)는 조사대상 162개국 중 145위로, 파키스탄(137위)보다도 낮아 노동규제가 매우 엄격한 수준이다. WEF의 노동시장 경쟁력 순위(’19년)주8)에서도 한국은 조사대상 141개국 중 97위로 하위권이었다.

한경연은 “노동시장 경직성은 기업이 경영환경의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게 만들어 성장을 저해하고 투자와 일자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다.

주7) 외투기업 국내투자 우려 요인(상시 근로자 100인 이상 외투기업 155개사 대상): 정책불확실성(25.9%), 과도한 정부규제(24.9%) 순(한국산업연합포럼, ’21.1월)

주8) 매년 국가경쟁력 평가를 해왔던 세계경제포럼(WEF)이 2020년에는 주요 국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특별 보고서로 평가를 대체해 노동시장 경쟁력 평가는 제외됨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해외투자의 증가를 나쁘게 볼 것이 아니라 그에 상응하는 만큼 국내 투자유입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점점 악화되는 국내 실업난주9)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경직적 노동시장, 각종 규제 때문에 해외로 빠져나가는 일자리는 막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9) 2021년 1월 기준 실업률은 5.7%로, 2000년 1월(5.7%) 이후 21년 만에 역대 최고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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