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시 갈매동 담터·새마을·봉대미 마을 일원을 개발하는 구리갈매역세권 공공주택지구에서 비극이 일어났다.

구리갈매역세권 공공주택지구 개발을 반대하며 구리갈매역세권대책위원회(위원장 하춘성)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A씨(55.여)가 3일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A씨는 오랜 기간 모친의 병수발을 하는 자신을 딱하게 여겨 친족들이 십시일반 장만해준 땅에서 텃밭을 가꾸며 닭과 토끼를 기르며 살아왔는데 평소 택지개발에 대해 상당한 불안감을 느낀 것으로 전해진다.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는 것은 5월 말 91세로 세상을 떠난 모친의 삼우제를 마친 3일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점이다. A씨는 사망 이전 “지분이 적어 수용되면 갈 곳이 없다. 엄마가 돌아가시면 나도 따라 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춘성 대책위원장은 “고인은 평소 새마을부녀회, 노인정 허드렛일 등 마을의 궂은일을 도맡아 해왔고 대책위 활동도 적극적으로 해오는 등 봉사의 삶을 살아 온 분이다. 모친의 상례를 도와줬는데 (A씨가) 대책위에 감사의 떡을 보냈다. 그런데 떡이 도착하기도 전에 부음이 먼저 도착했다”고 비통해했다.

A씨를 심리적으로 더욱 압박한 것은 지장물 조사와 관련한 것으로 보인다. 하 위원장에 따르면 A씨는 ‘LH가 6월 7일까지 기본조사를 신청하라고 주민들에게 보낸 안내장은 협박문’이라고 분개했다.

개발지구 주민들도 “고인도 말했듯이 듣기에 따라 또 보기에 따라서 협박처럼 볼 수 있다. 아직 보상공고도 없고 이주 및 생활대책 대상자 선정도 없다. 아직은 지장물 물건조사가 원활하지 않다. LH사업단이 지장물 조사를 빨리 하려고 계획하고 만든 수단일 뿐이다”라며 반발하고 있다.

비극은 또 다른 걱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 위원장은 “토지 수용을 앞두고 지구 내 많은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지만 특히 지구 내 작은 건물을 소득원으로 삼아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계시는 어르신들의 절망감이 더욱 크다. 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라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현재 LH 갈매사업단의 구리갈매역세권 공공주택지구 지장물 물건조사는 1월 4일 통보된 후 3월 현재부터 물건조사가 진행 중인데, 대책위는 방송차를 하루 두 번 운영하며 LH사업단의 지장물 조사를 저지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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