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지역아동센터 ‘민들레꽃’에서 퍼즐 맞추기를 하고 있는 발달장애인 학생(사진=이재경 민들레꽃 센터장 페이스북)
발달장애인 지역아동센터 ‘민들레꽃’에서 퍼즐 맞추기를 하고 있는 발달장애인 학생(사진=이재경 민들레꽃 센터장 페이스북)

이재경 센터장 “선배엄마의 마음으로 이 길을 가고 있어요”

남양주시 최초 발달장애인을 돌보는 발달장애인 지역아동센터 ‘민들레꽃’(금곡동 656-1, 1층. 대표 이동희. 센터장 이재경)이 문을 연지 3개월(8월 23일자 신고필증 교부. 9월 3일 돌봄 시작. 10월 13일 개원식)이 지났다.

남양주시에는 민들레꽃을 포함해 지역아동센터가 58곳인데 자폐장애인과 지적장애인을 돌보는 발달장애인 지역아동센터는 민들레꽃이 유일하다.

남이 많이 열지 않는 만큼 운영하기 만만치 않은 시설이 발달장애인 (전문) 지역아동센터이다. 그래선지 전 인구의 25% 사는 인구 1300만의 경기도에 이런 시설은 고작 몇 군데에 불과하다.

업무강도, 경제논리 등 여러 가지 이유에 의하면 도저히 열 수 없는 시설인데 이동희 대표와 이재경 센터장은 왜 민들레꽃을 열었을까?

이 센터장의 자녀는 발달장애인이다. 그러나 이 한 가지 이유로 초중생을 대상으로 한 발달장애인 지역아동센터를 열기란 쉽지 않다. 왜냐면 발달장애인 자녀와 평생 같이 생활을 해 왔기 때문에 그 힘든 것을 확대할 이유가 없다.

더더군다나 사비를 들여 민들레꽃을 운영해야 하는 상황이다. 2년 동안 사비로 운영을 하고 나서 평가를 받으면 정부로부터 운영지원을 받는다지만 사회의 관심이 없다면 정말 힘든 시간이다.

민들레꽃을 개원한지 100일이 지난 어느 날 이 센터장을 만났다. 이 센터장을 포함해 3명의 사회복지사(교사)가 환한 웃음으로 맞이했다. 발달장애인을 돌보다 힘들 일도 많았다는데 분위기는 안정감 있고 따뜻했다.

왜 열게 됐는지 등 궁금한 것들을 물어봤다. 그런데 얘기를 들어보니 민들레꽃을 열기까진 험난한 과정이 있었다. 장애인복지관 인근 아파트에 민들레꽃을 열기 위해 가계약을 했다가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물론 가계약금도 날렸다.

그동안의 과정을 말하면서 이 센터장은 발달장애인 자녀와 살아온 것이 떠올랐는지 아니면 개원을 준비하기까지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는지 자주 눈시울이 붉어졌다. 하지만 왜 민들레꽃을 열게 됐는지를 이유를 설명하는 대목에선 열정과 사명감이 묻어났다.

이 센터장은 “저 보다 선배인 발달장애인 엄마들의 모습을 보아왔다. 그분들이 정치권을 설득해서 발달장애인을 돕는 활동지원사를 만들었고 학교에 발달장애인을 돌보는 특수학급을 만들었다. 나도 그와 같다. 선배엄마의 마음으로 이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아이 하나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있다. 그 만큼 많은 눈과 많은 관심으로 아이를 돌봐야 한다는 뜻인데 하물며 장애인 자녀임에랴. 아이를 키우는 것은 분명 사회의 사명이고 우리 모두의 사명이다.

민들레꽃이 남양주에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대중가요 중에서 ‘내가 가는 길이 험하고 멀지라도 그대와 함께 간다면 좋겠네’란 가사의 노래가 있다. 민들레꽃과 함께 하는 시민, 민들레꽃과 함께 하는 마을이 절실하다.

지금은 민들레꽃 혼자 고군분투 이 길을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양주시라는 마을 전체가 발달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제고할 필요가 있고 민들레꽃에 사랑과 관심을 줄 필요가 있다. 그러면 민들레꽃 홀씨가 남양주 ‘곳곳’에 뿌려지고 꽃 피우는 시절도 올 수 있다.

끝으로 무엇이 필요한지 물어봤다. 매달 인건비와 운영비를 마련하는 일이 무척 벅차보였다. 이 센터장은 겸연쩍고 하기 어려운 말일 테지만 “기부금 영수증 발급도 가능합니다”라고 말했다.

아무리 좋은 말도 실천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장애는 남 일이 아니다. 정부 통계에 의하면 장애인 90%가 후천적 장애인이다. 언제든 누구나의 가족도 장애인이 될 수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힘든 발달장애인을 돌보는 시설이 우리 주변에 있다. ※ 민들레꽃 시설이용 및 일반후원・CMS후원 문의: 031-595-8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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