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통사고 차량을 먼저 견인하기 위해 경찰 무전을 도청해온 견인차 기사와 자동차 정비업소 직원 등이 입건된 가운데 현재 경찰이 보유한 무전기 중에서 도청에 취약한 아날로그 방식의 무전기가 40%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한정 의원(민주당. 남양주을)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현재 경찰이 보유한 전체 무전기 123,389개 중 50,138개(40.3%)가 보안에 취약한 주파수전용통신방식(VHF-CRS)의 무전기였다.

경찰 무선망은 통신방식에 따라 주파수공용통신방식(디지털 방식, UHF-TRS)무선망과 주파수전용통신방식(아날로그 방식, VHF-CRS) 무선망으로 운영된다. 디지털 무전기는 기술적으로 도청이 불가능하지만 아날로그 무전기는 보안성이 취약하다.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제주 경찰청이 보유한 무전기 중 95.8%는 아날로그 무전기였다. 특히 제주경찰청은 100% 아날로그 무전기만 보유하고 있다. 견인차 기사가 경찰 무전을 도청한 사건도 아날로그 무전기를 주로 사용하는 전북경찰청 관할구역에서 벌어졌다.

김 의원에 따르면 경찰은 무전기 사용 시 음어·약어 사용을 해 보안이 유지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8월 입건된 견인차 기사 사건처럼 의무경찰 출신 기사들로부터 음어를 배워 경찰 무전을 도청하는 경우가 있는 만큼 음어·약어 활용은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김 의원은 “40%의 무전기가 도청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어 범죄 악용 우려가 크다”면서 “도청이 불가능한 재난안전통신망을 하루 빨리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찰 전체 무전기 기종별 현황(단위: 대, %)(자료제공=김한정 의원실)
경찰 전체 무전기 기종별 현황(단위: 대, %)(자료제공=김한정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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