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퇴임식 대신 퇴임사로 12년 시정 마무리

5월 10일 호평동 금배근린공원 경관시설 준공식에서 이석우 당시 남양주시장이 엄지를 치켜들어 보이고 있다(사진=남양주시)
5월 10일 호평동 금배근린공원 경관시설 준공식에서 이석우 당시 남양주시장이 엄지를 치켜들어 보이고 있다(사진=남양주시)

더불어민주당 남양주을 시도의원 당선자들의 성명에 의해 퇴임식을 하지 않게 된 이석우 전 남양주시장이 18일 퇴임식을 대신해 퇴임사를 발표했다.

이 전 시장은 “영예로운 퇴임식을 겸한 퇴임인사를 드리려고 했다. 그러나 퇴임식에 대해 여러 다른 의견이 있고, 갈등과 부담을 초래하는 퇴임식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 전 시장이 18일 남양주시청 총무과를 통해 배포한 퇴임인사 전문이다. 그가 추구했던 시정 방향이 간략하게 요약돼 있다.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2천여 공직자 여러분!

저는 지난 5월 30일자로 12년을 재직했던 남양주 시장직을 떠났습니다. 사직하면서 바로 퇴임식과 퇴임 인사를 드려야 했지만, 6.13 지방선거 운동이 개시된 시점에서 많은 시민들이 모이는 퇴임식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선거가 끝난 오늘 6.18일, 영예로운 퇴임식을 겸한 퇴임인사를 드리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퇴임식에 대하여 여러 다른 의견이 있고, 갈등과 부담을 초래하는 퇴임식은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아래의 퇴임 인사로 퇴임식을 가름하고자 하오니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12년을 함께 해 주셔서 거듭 감사드립니다. 날이 좋았어도 날이 좋지 않았어도 전 모든 날이 소중했습니다. 이 소중한 날과 작별해야 한다고 하니 만감이 교차됩니다. 저는 남양주시를 이끄는데 3가지 기준을 갖고 일했습니다. 편리성, 쾌적성, 안전성입니다.

먼저 편리성입니다.
언제나 시민들의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시민 눈높이를 생각하면서 언제나 미래의 흐름에 맞추는 새로운 시정을 추구했습니다.

두 번째 쾌적성입니다.
도시의 이미지를 우리 도시가 갖고 있는 특성에 맞추고자 했습니다. 깨끗하고 쾌적한 도시로 모든 사람에게 기억 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특히 물과 공기를 깨끗하게 하는 것은 절대적 가치로 여기고 일했습니다.

세 번째 안전성입니다.
갈등과 혼란이 없는 안정된 지역사회, 재난 재해로부터 안전한 도시는 도시발전을 보장하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절대적 가치라고 생각하고 일 했습니다. 정당 불문하고 시민이 선택한 정치인을 우선시하는 시정을 하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시정의 기본이념을 편리성, 쾌적성, 안전성에 두고 일했습니다.

또한 남양주 시민이라면 누구나 소득 차이와 관계없이 쾌적한 주거환경 속에서 감성이 풍부한 아이들로 키우고, 문화, 체육, 학습활동을 하고, 시민이 시민을 돕는 복지를 누리고, 천부의 인권을 부여 받은 사람으로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데 주력했습니다. 이러한 결실은 민선 4기 5기에 도로기반시설을 중점으로 건설하였기에 가능했습니다.

저는 행복했습니다!! 시민 참여를 행정 발전의 동력으로 삼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분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저와 의견을 같이 했거나 그렇지 않거나, 어느 곳에서 만난 분들과의 대화도 저를 정직하게 만들어 주고, 영감을 주었고, 계속 나아가게 해주었습니다.

매일 여러분으로부터 배웠습니다. 여러분이 저를 더 나은 시장으로, 인간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시정의 발전은 끊임없는 변화의 연속이었습니다. 시정의 긍정적 변화는 보통사람들이 관여하고, 몰두하고, 함께할 때 비로서 일어난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우리가 성취하고자 하는 모든 일은 열정이 넘치는 시민분들과 전문가가 함께 할 때 효과가 더욱 크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여러분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이렇듯 배우면서 변화한 것은 저의 능력이 아니라 여러분의 능력이었습니다.

남양주 시민은 아주 특별합니다. 50만 이상 기초지자체에서는 최초의 3선 시장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연속성을 갖고 일하도록 여건을 만들어 남양주에선 정파간에 정쟁하지 말고, 서로 화합하면서 지역발전에 몰두 하도록 준엄한 명령을 주셨습니다.

또한 제가 인간이기 때문에 빠질 수 있는 유혹, 안일함을 추구하지 못하도록 선거에서 경각심을 주셔서 올바른 길로 가도록 해 주셨습니다.

시민 여러분! 요청 드립니다. 남양주의 지속발전은 여러분들이 시정을 올바르게 갈 수 있도록

절대적 관심과 지지가 필요합니다. 믿음을 가지고 밀어 주십시오. 일등시민, 수준 높은 공무원, 이것이 자존감 넘치는 남양주라 할 것입니다.

이제 저는 시장 집무실에서의 시간은 끝났습니다. 하지만 제가 희망하는 시민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남양주에서 더 높은 직위에 오를 일은 없을 것입니다만 제가 지닐 남양주 시민이라는 직함이야말로 가장 자랑스런 직함이 될 것입니다.

심리학자 제임스 힐먼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라는 저서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인생은 전진과 후퇴의 반복입니다. 늘 앞으로 가는 것도 아니고 매일 매일 늘 좋은 일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꽃도 피고 지고 또 피고 지면서 계절을 납니다. 과거나 현재의 후퇴를 서러워 마십시오. 계절이 바뀌면 꽃은 다시 피고 새로운 전진이 시작됩니다.』라고 말입니다.

12년 동안의 일들을 퇴임인사에서 말씀드리기에는 너무나 부족하고 아쉬움이 큽니다. 「다산: 그 오래된 미래」라는 책을 통하여 자세한 말씀을 드렸습니다.

시민 여러분! 공직자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남양주 시민으로 여러분과 평생 함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추신: 회고록 강연회 관련입니다. 「다산: 그 오래된 미래」라는 책 한권을 엮었습니다. 목민관의 길을 걷고자 하는 많은 젊은이들과 지역에서 목민의 뜻을 펼치고자 하는 정치 지망생들에게 저의 12년 경험이 친절한 길잡이가 되어 주리라 기대합니다. 함께 하고자 했던 발간 강연회는 추후 별도의 시간을 만들어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책 제목은 제가 좋아하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뜻과 유사한 의미이며, 환경운동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스웨덴)가 발간한 “오래된 미래: 라다크로부터 배운다”라에서 참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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