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진접선 차량기지 진입도로 관련 집행부 질타

10월 23일 남양주시의회 제246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 하고 있는 박영희 의원 ©구리남양주뉴스
10월 23일 남양주시의회 제246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 하고 있는 박영희 의원 ©구리남양주뉴스

기초의회의원은 시군구를 견제하는 도구이다. 그러나 초선의 경우 임기 초반은 의원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가 쉽지 않다. 집행부 견제에 대한 지식이 일천한데다 늘 회의를 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원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겠다는 각오는 초선 초반만큼 높은 때가 없다. 이러던 것이 시간이 지나면 변화한다. 의원님 의원님 하면서 떠받들어 주는 상황에 익숙해질 때가되면 어느덧 초심이 사라진다.

가장 큰 문제는 집행부 견제를 간과하는 데 있다. 민의를 대변하라고 뽑아놨는데 딴 곳에 눈이 팔려 있거나 겉멋만 잔뜩 들어 기성 정치인 티를 내거나 이도 아니면 지위를 이용해 잇속에 관심을 두는 등 전형적인 구태 정치가 기초지자체에서도 반복된다.

의회가 새로 출범하면 언론과 시민은 의회를 유심히 지켜본다. 특히 진정성이 있는지 전문성이 있는지 누가 과연 시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지를 관찰한다. 그런데 초심도 변함이 없고 집행부 견제에도 노력을 경주하는 의원을 남양주시의회에서 발견했다.

박영희(민주당) 의원은 최근 폐회된 제246회 임시회에서 진접선 금곡1리 차량기지창 진입도로 관련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박 의원은 행정 절차가 거의 끝난 상황에서 어떤 면에서 보면 의미 없는 일이고 정치인으로서도 별로 소득 없는 일인데도 시민 편에서 집행부를 질타했다.

박 의원은 지역의 현안을 의원으로서 간과할 수 없다며 10월 18일 시정질문에서 지적하고, 10월 23일 임시회가 끝나는 제3차 본회의에서도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다시 이 문제를 강하게 따져 물었다.

박 의원은 “주민들의 의견은 들을 필요 없으니 이런저런 이유를 앞세워 서울시가 원하는 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것인지 집행부의 의지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남양주시의 행정처리 절차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또 “왜 주민들의 의견은 일체 반영하지 않고 원안 가결했나? 남양주시민을 위하는 행정이 맞나? 다산의 얼을 이어받자는 남양주시에서 도로 때문에 울고 있는 시민들의 소리는 안 들리나?”라며 시의 이율배반적인 행태를 꼬집었다.

박 의원은 자신이 발표하는 모든 글을 공무원의 도움 없이 직접 쓴다. 다음은 박 의원이 진접선 차량기지 진입도로 관련해서 이번 임시회에서 발언한 내용들이다. 행간에서 박 의원의 소신과 철학을 엿볼 수 있다.

10월 18일 박영희 의원 시정질문 중 진접선 차량기지 진입도로 관련

진접읍 차량기지 진입로 주민 민원과 관련하여 질문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가마솥골 민원과 관련하여 남양주시에서는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진입도로를 변경할 의향이 없는지 향후 추진 계획은 어떻게 결정지을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드립니다.

지하철 4호선이 진접에 들어옴으로써 금곡1리에 차량기지가 들어오게 되고, 차량기지 진입도로와 관련하여 주민들이 원래 사용하고 있던 현황도로를 진입로로 원하였으나 서울시와 도시계획위원회에서는 주민들의 의견은 무시한 채 경제성과 안전성을 들어 원안대로 가결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금곡1리 주민 다수가 7월 2차 공람 당시에 남양주시 도시관리계획 결정안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시 결정안이 아닌 금곡1리 주민들의 의견이 결정안에 수렴되기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내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측면을 고려한 설계안으로 원안 의결을 하였습니다.

남양주시에 들어서는 차량기지로 인한 도로에 대하여 자손 대대로 금곡1리에 살아 온 원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시에서 원하는 대로가 아닌 남양주시에서 그 터를 내어주는 원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된 도로가 통과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시에서는 적은 예산으로 적은 민원만 해결되는 소1-99호선 진입도로를 주장할지 모르겠으나 금곡리 주민들이 원하는 진입도로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현황도로를 확장해서 가마솥길, 바람골길, 마을안길로 나눠지는 교차로를 이용해 마을 안 어느 곳이든 쉽게 도달할 수 있는 마을길의 중심 역할을 하는 진입도로가 설계되어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사업 내용을 변경할 의향이 있는지, 아니면 주민들의 의견은 무시한 채 현재 계획을 고수할 것인지, 그렇다면 왜 주민들의 의견은 들어주지 않은 채 결정해야 하는지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요구합니다.」

10월 23일 박영희 의원 5분 자유발언 전문

안녕하십니까? 다산 정약용의 도시, 남양주시 의원 박영희입니다.

본 의원이 오늘 이 자리에 선 이유는 지난 제2차 본 회의 시 시정질문으로 실시한 지하철 4호선 차량기지 진입로 민원 관련한 집행부의 처리 행태에 대하여 본 의원의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서입니다.

시정질문의 요지는 차량기지창으로 진입하는 도로관련하여 주민들이 원하는 현황도로가 아닌 소1-99호선으로 도로를 내는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그에 대한 답변은 안전성, 경제성을 고려하고 민원이 발생 할 수 있다는 이유로 소1-99호선으로 도로를 원안가결하였다는 답변이었습니다. 이미 결정이 된 일이라 돌이키기 어렵다는 취지의 답변에 보충질문을 할 여지도, 필요성도 느끼지 못 했습니다.

서울시에서 2016년 12월 12일 차량기지 위치가 변경고시 되면서 차량기지 진입도로관련 공람회도 하고, 도시계획심의도 하였으나 주민들이 원하는 도로가 아닌 소1-99호선으로, 서울시가 내세운 원안으로 법적인 절차가 마무리 되어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주민들은 현황도로를 진입도로로 사용하기를 원하지만 주민들이 원하지 않는 소1-99호선으로 이제 결정고시만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이 시점에서 집행부의 생각을 알고 싶습니다. 현황도로를 주민이 모두 원하고 있는데 굳이 새 도로를 내겠다는 이유가 뭔지 주민들은 도무지 이해를 못하고 있습니다.

경제성, 안전성, 민원발생을 이유로 한다면 공람해서 의견청취는 왜 했으며 의견 청취 후 주민들과 소통은 어떻게 했는지, 타당성에 대한 이해와 설명은 했는지 묻고 싶습니다.

2차 공람 시에 마을 이장님과 주민들이 탄원서를 내었지만 그건 의례적인 과정으로밖에 보지 않는 건지, 아니면 주민들의 의견은 들을 필요 없으니 이런저런 이유를 앞세워 서울시가 원하는 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것인지 집행부의 의지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궁금한 내용은 딱 한 가지 왜 주민들의 의견은 일체 반영하지 않고 원안 가결 하였는지입니다.

다산 정약용 선생님의 정신을 이어받자고 하며, 백성을 위하는 마음으로,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위민사상, 애민사상을 주장하고 있는 남양주시에서 소수의 주민이라고 무시하는 건 아닌지, 아니면 시골에서 농사짓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위민, 애민 그 좋은 다산 선생님의 사상들은 우리 남양주시 행정을 결정짓는 사람들에게 없는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내 지역주민들이 원하는 소리는 왜 못 들은 척 하는 건지요. 들리지가 않으십니까? 남양주시민을 위하는 행정을 하는 것이 맞기는 맞습니까?

서울시의 뜻대로 적게 예산 들이고 편하게 일 처리할 수 있는 의견을 따라서 그냥 결정고시 내리고 밀고나갈 생각이신지요? 주민들의 의견을 들을 필요가 없다면 공람은 대체 왜 하는 건지요.

4차산업혁명의 선두주자 남양주시! 최고의 복지도시 남양주시! 다산의 얼을 이어받자는 남양주시에서 도로 때문에 울고 있는 시민들의 소리는 안 들리는 겁니까? 도로하나 때문에 주민들이 가슴 태우고 있는 것은 정녕 보이지 않는 것인지요. 정말 묻고 싶습니다. 

법적인 문제라고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선례를 깰 수 없으니 재고의 여지도 없다고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화려한 대외적인 일들도 중요하고 여기저기 숨 돌릴 틈 없이 할 일도 많고 바쁜 것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법적인 잣대로만이 아닌, 벽을 깨는 것 만이 두려운 것이 아닌 소수의 힘없는 시민들이라도 절실하게 원하는 일이라면 한번쯤은 뒤돌아 봐주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소수가 사는 동네에서 다수가 원하는 일이라면 그 일 또한 크게 중요한일이 아니겠습니까?

본의원의 이 발언이 열정적으로 일하는 대다수의 공직자들께 누가되는 발언이라면 진심으로 이해해주기를 바랍니다. 본의원의 발언은 행정을 위한 행정을 하는 공직자들께 부탁하는 말이며, 시민을 위한 행정을 하는 훌륭한 공직자들과는 무관한 발언임을 밝혀드립니다.

남양주시 공직자들에게 시민들이 의지하는 그런 날들이 빨리 올 수 있기를 희망해봅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7년 10월 23일

남양주시의회 의원 박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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