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 주민들, 포천~화도道 공사 “길 안 터주겠다”

7월 14일 남양주시 수동면에서 열린 ‘포천~화도 민자고속도로 노선검토 간담회’에 참석한 국토교통부 관계자들 ©구리남양주뉴스
7월 14일 남양주시 수동면에서 열린 ‘포천~화도 민자고속도로 노선검토 간담회’에 참석한 국토교통부 관계자들 ©구리남양주뉴스

‘보상비도 적고 1석 5조인데 주민제안 노선 왜 안 되나?’
비대위 “포천~화도 노선 문제 국감에 올리겠다”

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포천~화도 민간투자 구간 노선이 민간사업자가 제시한 노선대로 고시돼도 시공을 비롯한 제반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포천~화도 구간 관련 공청회나 설명회 또는 간담회가 남양주시에서 열릴 때 주민들은 노선변경을 요구하며 격한 항의를 했지만 실제 소득은 그리 많이 얻지 못한 편이었다.

그러나 7월 14일 남양주시 수동면에서 열린 국토부가 주최한 ‘포천~화도 민자고속도로 노선검토 간담회’는 이전에 열린 간담회 등과 전혀 다른 양상을 띠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차이는 민간건설사가 제안한 노선보다 주민제안 노선이 왜 더 합당한지 이전에는 제시되지 않았던 명확한 이유가 여러 개 제시됐다.

수동면고속도로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양회관, 부위원장 최재형)는 이날 포스코 노선보다 주민제안 노선이 1석 5조라며 공적차원에서 주민제안 노선이 훨씬 명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 한 관계자는 주민이 제안한 일명 광대울노선이 보상비도 적게 들고 현재 추진되고 있는 여러 인접도로와 직간접 연계된다며 당위도 더 있고 명분도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광대울노선에 대해 누차 ‘기술적 문제가 있다’며 주민제안 노선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여 온 민간건설사에게는 꼼짝할 수 없는 증거가 제시했다. 지난 4월 17일 국토부 주민시위 당시 국토부 관계자가 얘기한 “우회도로(주민제안 노선)는 기술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단 돈이 문제다”라고 말한 내용이 공개된 것.

그러나 비대위는 광대울노선이 결코 민간건설자가 제안한 노선보다 비용면에서도 크게 불리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비대위는 이날 간담회에서 조목조목 경제성을 따져가며 참석자에게 이해득실을 모두 설명했다.

그동안 주민들은 ‘한번 고속도로 옆에서 살아보세요. 마을을 두 동강 내고 고속도로를 지을 수 없다. 학교 옆 33m에 고속도로 휴게소가 웬 말이냐?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라는 식의 감성적인 항의를 주로 했다.

그러나 최근부터는 이런 상황이 반전돼 ‘왜 더 광대울노선이 좋은지’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논리로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고, 이 명분으로 정부기관을 연달아 노크하고 있다. 그동안은 피해만을 주장했다면 이제는 어느 것이 더 좋은지 선택하자고 적극적인 대응을 하는 모양새다.

비대위는 국감에서도 이문제가 다뤄질 수 있도록 정부 요처에 건의를 하는 등 좀 더 적극적인 대응을 한다는 방침이다. 만약 포스코가 제안한 노선대로 국토부가 포천~화도 노선을 고시할 경우에는 실력으로 저지하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이런 입장은 단지 비대위만의 의견이 아니다. 이날 간담회에선 다른 주민도 공사가 강행될 시 ‘절대 길을 내어주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에 동조하는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경기도 건설국장과 남양주시 교통도로국장도 참석했다. 남양주시 교통도로국장은 “주민피해가 최소화되는 방향으로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경기도 도로국장은 이 사안을 “남경필 지사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포천~화도 민간투자 고속도로 노선 문제는 포천과 화도가 속해 있는 각 지자체의 현안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제는 경기도 광역 문제나 정부 아젠다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최근 수장이 새로 바뀐 국토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현재 국토부 관계자와 포스코 관계자는 노선에 대해 다소 말을 아끼는 편이지만 포스코가 제안한 노선대로 노선이 결정되는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은 지난 5월 25일 주민설명회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이날 발언자로 나선 환경영향평가 수행기관 관계자는 “2015년 시작한 전략환경영향평가 2017년 1월 완료됐다”며 "최종적으로 노선을 확정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종적으로 환경보완협의가 완료돼서 노선이 확정된 상태다. 노선이 이미 결정된 상태에서 환경영향평가는 결정된 노선 안에서 환경영향을 최소화 할 수 방안을 수립하는 단계"라는 발언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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