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강남 역전, 잠잠하다 2000년 ‘점화’
정동영 “정부 정책 방향이 기성세대 탐욕 자극”
분양원가 공개 반대･법정건축비 인상 ‘누굴 위해 종을 울렸나'
2000~2007년 너도나도 혈안 망국적 투기 만연
2000년 이후 7년간 강남 4배, 강북 3배 폭등
1988년에는 서울 강북 아파트 값이 강남 아파트 값보다 비쌌다.
정동영 의원과 경실련이 1987년 이후 서울 주요 30여개 아파트 단지 시세변화를 분석한 결과 1988년 강남 평균 평당 가격은 290만원이었고 강북 평균 평당 가격은 320만원이었다.
그러던 것이 1991년 강남 평균 평당 가격이 853만원으로 폭등하면서 강남과 강북 가격이 역전됐다. 당시 강북 평균 평당 가격은 741만원이었다. 이후 부동산은 10년간 안정됐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 후반기와 노무현 정부 후반기 부동산 바람이 불면서 서울 아파트 가격이 대폭 상승했다. 특히 2000년 이후 7년간 강남은 4배, 강북은 3배 폭등했다.
정 의원과 경실련이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부동산이 폭등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되면서 부터다. 2001년 강남 평당 가격은 1200만원이었으나 2002년 1590만원으로 대폭 올랐다.
이후 이런 추세는 계속됐다. 2002년 1590만원이던 것이 2003년에는 1974만원, 2004년에는 2382만원, 2005년에는 2441만원으로 잠시 주춤하다 2006년에는 3299만원으로 엄청난 상승을 기록했다.
이렇게 미친 듯이 상승하던 강남 평당 가격은 2007년 정점을 찍었다. 2006년 평당 3299만원하던 것이 2007년에는 평당 4285만원으로 무려 1천만원이나 튀어 올랐다.
2000년 분양가상한제 폐지 이후 2004년 노무현 정부는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를 반대했다. 또 노 대통령 집권 당시 법정건축비도 대폭 인상됐다. 분양원가 공개 반대와 건축비 인상으로 무주택 서민은 좌절했다. 반면 불노소득에 눈이 먼 계층은 앞다퉈 투기판에 뛰어들었다.
정 의원은 “정부의 정책 방향이 기성세대의 탐욕을 자극했다”며 “1997년 외환위기 이전 서민들은 내 집을 갖는 꿈과 희망으로 살았으나 2000년 이후 인위적인 부동산 경기부양 정책으로 공공재인 땅과 집이 경기 부양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30년간 10배나 상승했다. 그동안 노동자 평균 봉급은 1988년 월 36만원(연 430만원)에서 2016년에는 월 241만원(연 2,895만원)으로 올랐다. 그러나 같은 기간 25평 기준 강남아파트는 평균 11억원, 강북아파트는 평균 5억원 상승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폭등했던 아파트 값은 이명박 정부에서 주춤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들어서 다시 폭등 양상을 보였다.
정 의원은 “2016년 말 과열을 우려한 정부가 대출금리 조정, 집단대출 일부 규제 등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분양원가 공개 무력화, 민간 분양가상한제 폐지, 중도금 집단대출 확대 등 여야 정당의 야합과 정부의 투기조장 정책으로 현 정권에서 부동산이 다시 폭등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 의원은 집값 분석과 별개로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도 추진하고 있다. 정 의원은 이달 2일 공공아파트 분양원개 공개와 관련 주택법 일부개정법률안(대표발의 정동영)을 국민의당 의원 23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11명, 정의당 의원 5명, 무소속 의원 1명과 함께 발의했다.
법안에는 LH 등 공기업이나 민간건설사가 공공아파트를 공급 할 경우 택지비와 건축비 등에 대해 61개 항목별 분양원가를 공개토록 명시돼 있다. 현행 법률에는 단지 상위 범주인 ‘택지비’, ‘공사비’, ‘간접비’만 명시 돼 있다.
정 의원은 “사법부조차 수많은 분양원가 공개소송에서 LH, SH 등 공기업에 대해 분양원가 공개를 판결했으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국정감사에 필요한 자료를 요청한 국회의원조차 (분양원가 등 자료를) 받아 내기 어려웠다”며 법 개정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