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경찰서 ‘가족 만나고 싶으세요? 그럼 도와드릴게요’

2월 3일 김 노인 가족이 50년 만에 김 노인을 만나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구리경찰서)
2월 3일 김 노인 가족이 50년 만에 김 노인을 만나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구리경찰서)

구리署 생활밀착형 노인보호 프로젝트 ‘울타리 치안서비스’ 성과

구리경찰서(서장 최성영)의 독창적인 생활밀착형 노인보호 프로젝트 ‘울타리 치안서비스’가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해 최 서장 부임 이후 도입된 울타리 치안서비스가 이번에는 50년 동안 헤어진 독거노인 가족을 만나게 해 화제가 되고 있다.

7일 구리경찰서에 따르면 구리시에 사는 김모(70. 여) 노인은 5남 1녀의 장녀로 태어나 일찍 소녀의 나이로 출가했으나 가정 문제로 집을 나와 여태껏 가족을 만나지 못했다.

힘들고 모진 세월을 홀로 견디다 문득 헤어진 가족을 보고 싶으면 어떻게 해서든 가족을 만나고 싶었지만 많이 배우지 못한 탓에 또 행정 절차를 잘 모르는 탓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김 노인의 가족 또한 김 노인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수소문을 하는 등 애를 썼다. 그러나 가족들 또한 김 노인을 결국 찾지 못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노인은 한 때 주민등록이 말소되는 등 지난한 삶을 살아 왔다.

이런 안타까운 사연은 구리경찰서의 도움으로 해결됐다. 김 노인은 지난 3일 구리경찰서 인창지구대에서 부천에 사는 셋째 여동생과 극적으로 상봉했다.

구리경찰서는 행정서류를 통해서 가족관계를 확인하고 지역 경찰과 공조해 전국 여러 곳에 사는 가족을 모두 찾아냈다.

김 노인은 구리경찰서의 이런 도움으로 94세 노모와 다른 자매, 삼촌들도 만날 수 있었다. 무려 50년 만의 상봉으로 김 노인은 그동안 가슴에 품고 있던 그리움과 회한을 씻어냈다.

김 노인을 만난 가족들은 “언니의 생사를 모르고 가슴속에 묻고 살아왔는데 이렇게 경찰관의 도움으로 어머니의 한을 풀어주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요즘시대에 믿겨지지 않는 이런 드라마 같은 얘기는 구리경찰서의 울타리 치안서비스 덕분이다.

지난해 12월 구리경찰서장으로 취임한 최성영 총경은 부임 후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 노인 73명을 발굴해 지난달 하반기부터 울타리 치안서비스를 본격 시행했다.

김 노인은 이때 발굴된 노인 중 한 사람으로 최 서장은 홀로 사는 노인에게 실제 도움을 주겠다며 이 서비스를 도입했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처럼 성과 없고 의미 없고 오히려 행정력만 낭비하는 전시성 행위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울타리 치안서비스는 실로 귀감이 될 만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저작권자 © 구리남양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