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했다 vs 허위사실이다

“어머니 저것 좀 보세요. 사람이 어쩌면 저럴 수 있어요? 저 선생님이 애들 때리는 것 좀 보세요!”

1월 19일 오후 2시경. 인천시 연수구 어린이집 아동폭력에 대한 뉴스를 보던 민서(가명, 4세) 엄마 A씨는 혀를 끌끌 차면서 시어머니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선생님이면 저럴 수 있지”
곁에서 간식을 먹으며 조용히 놀고 있던 민서가 한 마디 툭 내뱉었다. “선생님이면 저럴 수 있지”

민서가 던진 말에 순간 A씨는 깜짝 놀랐다. 민서가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TV에서만 보던 어린이집 아동폭력의 대상이 자신의 자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정신이 아득하고 가슴이 뛰어 마음을 진정할 수 없었다.

잠시 후 A씨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민서에게 물었다. “민서야 맞았니?” 민서는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러더니 이내 친구들이 맞았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그것도 친구들 이름을 하나하나 거론하며 누가 어떻게 맞았는지 또 누구는 어떻게 맞았는지 상세하게 친구들이 맞은 얘기를 엄마한테 들려줬다.

“민서야 저런 사람은 경찰이 붙잡아 간다. TV에 저렇게 나오잖아. 그러니 민서야 얘기해줘. 너도 맞았니?” A씨가 다시 질문하자 민서는 그제야 자신의 얘기를 털어놨다.

그동안 왜 얘기를 하지 않았느냐는 엄마 질문에 민서는 얘기하지 말라고 해서 말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A씨는 아이가 구타장면을 얼마나 생생하게 재현하는지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우리 아이도 맞았다
A씨가 구타 의혹 내용을 지역 육아 사이트에 올리자 수많은 댓글이 달렸고 우리 아이도 맞았다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판에 글을 올린 B씨는 자신의 자녀에게 맞았느냐고 질문하자 아들이 멱살이 잡히는 시늉과 머리채가 잡히는 시늉을 했다고 가슴을 쳤다.

피해를 입었다고 표현한 유아들
피해를 입었다고 표현한 유아들

시간이 지나자 A씨와 B씨 외에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이 더 늘어났다.

어린이집 교사의 폭행을 주장하는 학부모들은 집과 어린이집 밖에 모르는 어린 아이들이 허위로 저렇게 자세하게 폭행 사실을 일관되게 진술할 수는 없다며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피해를 주장하는 학부모들은 이구동성 정서적 두려움에 노출된 어린아이에게서만 나타나는 증상이 자신의 자녀에게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테면 손톱을 물어뜯는달지, 조명이 어두운 것을 참지 못하고 꼭 불을 환하게 켜 달라고 한달지 이전에 보이지 않던 증상들이 나타났다고 했다.

때리지 않았다
한편 해당 어린이집은 학부모들의 주장을 전면 부인한 상태로, 현재 육아 사이트에 쓴 글이 삭제되지 않으면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발하겠다는 입장이다.

해당 어린이집은 본지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원장에게 기자의 휴대폰 번호를 전달해서 답변을 듣기를 원한다'고 했지만, ‘죄송하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연수구 어린이집 폭행 사건을 계기로 아동폭력 전담팀을 구성한 남양주경찰서는 현재 이 사건을 접수해 조사를 시작했다.

남양주경찰에 따르면 해당 사건 이외 어린이집 아동폭력으로 의심되는 서너 건의 사건이 더 수사 선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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