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 속 100m 가로보 올라 화재 진압

서해대교 최상층부 가로보에서 화점 아래로 방수하고 있는 평택119 이태영, 김경용 소방사(사진=경기재난안전본부)
서해대교 최상층부 가로보에서 화점 아래로 방수하고 있는 평택119 이태영, 김경용 소방사(사진=경기재난안전본부)

화재진압 했지만 동료 잃어

지난 12월 3일 서해대교 2번 주탑에서 발생한 화재 당시 목숨을 걸고 100m 상공의 주탑에 올라가 화재를 진압한 소방관 5명이 1계급 특진한다.

이들은 서해대교 주탑 화재진압 도중 순직한 故 이병곤 소방령이 근무했던 평택소방서 소속 119대원들로, 화재 당시 이 소방령이 절단된 교량 케이블에 맞아 당진병원으로 이송된 이후 현장에 투입됐다.

이들은 강풍 때문에 고가사다리차와 최첨단 소방헬기 이용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5명 팀원 전원이 주탑에 올라 화재를 진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재난안전본부에 따르면 팀장인 박상돈 소방위는 이날 화재진압을 위해 팀원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통해 서해대교 양쪽 교각을 연결하는 100m 높이의 가로보에 올랐다.

5명의 팀원은 먼저 지상으로 연결된 밧줄을 통해 15m 길이의 수관 13개(총 195m)를 연결한 소방호스를 가로보까지 가까스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박 팀장이 가로보 10m 아래 불타고 있는 흔들리는 케이블에 직접 방수해 신속히 진압을 시도했지만 가로보에 설치된 난간이 높아 수관을 10m 아래의 화점을 맞추기는 불가능했다.

박 팀장은 케이블을 적셔서 불을 끄는 것으로 작전을 변경했다. 이내 이태영 소방사와 김경용 소방사가 난간에 붙었으며, 김경용 소방사가 난간을 넘어 수관을 케이블에 조준해 물을 쏘기 시작했다.

그러자 강풍에 흔들리며 미친 듯이 타오르던 불길이 케이블로 흘러내리는 물길에 서서히 잡히기 시작했고, 저녁 9시 43분 서해대교 화재는 완전히 진압됐다.

박 팀장은 “화재진압과정에서 존경하는 선배를 잃었지만 국가적 재앙을 막을 수 있어서 슬픔과 보람을 함께 느낀다”고 말했다.

서해대교 화재를 진압한 평택소방서 119구조대 소속 박상돈 소방위와 유정식 소방장, 이태영, 김경용, 박상희 소방사 등 5명이 각각 1계급 특진한다.

박상돈 소방위는 소방경으로 유정식 소방장은 소방위로, 이태영, 김경용, 박상희 소방사는 소방교로 진급하며, 경기도는 2016년 1월 4일 경기도 북부청사에서 열리는 시무식에서 이들에 대한 임용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남경필 지사는 “강풍 속에서도 100m가 넘는 주탑에 직접 올라가 화재를 진압해 2차 피해를 막은 5명 소방관들의 용기와 희생정신을 치하한다”며 “목숨을 아끼지 않고 남을 구한 분들이 진정한 영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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