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폐수 유기물 70% 이상 먹어치우는 단세포생물 활용

음식물쓰레기를 섭취한 해양원생생물의 현미경 사진(사진=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음식물쓰레기를 섭취한 해양원생생물의 현미경 사진(사진=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해양생물을 이용한 음식물폐수 처리 기술이 나와 그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음식물쓰레기는 각종 이물질을 분리한 뒤 탈수와 건조 과정을 거처 약 10%만 비료로 만들어지고 나머지는 음폐수로 남겨져 처리에 골머리를 앓아 왔다.

특히 한국은 OECD 유일하게 축산폐수와 함께 음폐수를 해양투기에 의존해 오다 2009 런던협약(96의정서)에 가입하면서 2014년부터 해양투기가 금지돼 음폐수 처리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번에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원장 박태현)이 단세포 생물을 활용한 음폐수 처리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음폐수 처리 방법에 일대 전기가 마련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그동안 음폐수 처리는 미생물을 활용한 혐기성 소화법으로 처리하는 방법이 있었지만 보통 한 달 이상 소요되는 등 효율적인 면에서는 특별한 성과가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 융기원이 개발한 방법에 의하면 1주일이면 음폐수 처리가 가능하다.

신기술(해양원생생물을 이용한 유기폐기물의 처리방법 및 그 처리장치)을 개발한 융기원의 이산화탄소순환기술연구센터 박재연 박사팀에 따르면 음폐수 처리에 있어서 빠르면 3일이라는 획기적인 성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한국의 음폐수는 다른 나라와 달리 유분과 염도가 높아서 처리하기 곤란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이 이번 연구에서는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했다. 융기원에 의하면 한국의 음폐수가 바닷물과 비슷한 염도인 3%의 염분을 포함하고 있어서 해양원생생물을 적용할 수 있었다.

박재연 박사에 따르면 이 원생동물을 활용하면 음식물쓰레기를 탈수한 원수를 특별한 가공처리하지 않고도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통상 미생물을 활용한 처리를 할 경우 미생물 생존에 적합한 ph값을 맞추는 등 여러 전처리 과정이 필요하다.

한편 신기술은 음폐수 처리기간 단축효과뿐만 아니라 바이오매스 생산 등 여러 분야에서도 상당한 이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연 박사에 따르면 신기술을 적용하면 미세조류를 활용해 바이오매스를 생산할 때보다 3~4배가량 많은 바이오디젤을 얻을 수 있다. 이는 기존 미생물이 음폐수 유기물을 10% 정도만 처리한다면 이 단세포생물은 음폐수 유기물을 70% 이상 먹어치우기 때문이다.

또 이 단세포에는 오메가-3 등 지방함량이 높아서 음폐수 유기물을 처리하고 난 뒤 포식에 활용된 단세포를 추출하면 식품과 화장품 등에 쓸 수 있는 생리활성물질을 얻을 수 있다. 융기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지금까지 한 번도 발견되지 않은 오메가-3 유도체 2종을 새로 발견해 특허를 출원했다고 밝혔다.

박재연 박사는 “해양투기 금지 이후 육상처리 전환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음식물폐수를 자원화 하는 친환경적인 자원순환형 기술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생산된 바이오매스는 바이오디젤 및 치어의 사료 등 다용도로 활용이 가능한 고부가가치의 산물로 음식물쓰레기 처리 경제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재연 박사팀은 올해 10월부터 후속연구에 해당하는 실증연구에 돌입할 예정으로 이번 연구가 현장에 적용될 수 있는지 등 경제성을 꼼꼼하게 짚어나갈 계획이다.

한편 한국에서 연간 배출되는 음식물쓰레기는 4백만톤에 달하고 처리비용도 20조원 이상이다. 한해 국가 예산이 약 380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많은 비용이 음식물쓰레기 처리에 투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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