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의원 컴백? ‘그동안 텃밭도 좀 가꾸고 공부도 했어요’

남양주시의회 제6대 남혜경 의원
남양주시의회 제6대 남혜경 의원

시민들은 자기가 사는 고장의 시의원이 혹은 군의원이, 구의원이 누군지 모르는 경우가 상당하다. 남양주시도 예외가 아니라서 현직 시의원이 몇 명인지 누구인지 이름을 대보라고 하면 제대로 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최옥녀, 박영희, 이창희, 이진택, 정기홍, 양석은, 이도재, 정진춘, 이철영, 곽복추, 이창균, 신민철, 원병일, 우희동, 이철우, 박유희. 이들은 현직 남양주시의회 시의원들이다. 그러나 이들을 이름과 얼굴을 연상해 내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자기 지역구 시의원 이름이나 겨우 떠올릴 뿐 남양주시 시민을 대표한다는 다른 시의원들에 대해서는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자기 지역구의 국회의원 이름을 모르는 사람도 있고 시장 이름을 모르는 사람도 있다. 하물며 직전 시의원인 6대 시의원임에랴. 김현택, 남혜경, 민정심, 박성찬, 박유희, 신민철, 원병일, 이계주, 이광호, 이연숙, 이정애, 이창균, 이철우, 조원협. 이들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남양주시에서 시의원을 지낸 사람들이다.

이들 가운데는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다시 당선돼 7대 의회에 입성한 사람도 있고, 아예 지선에 출마하지 않은 사람 그리고 낙마한 사람도 있다. 남혜경 전 의원은 이들 중 출마하지 않은 사람에 속한다. 남 전 의원은 2014년 2월 진작에 불출마를 선언하고 임기 끝까지 소신 있는 의정활동을 펼치겠다고 의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공표했다.

통상 의원을 한 번 지내면 재선 혹은 삼선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남 전 의원은 다른 의원이 가는 길과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정확하게 남 전 의원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남 전 의원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가늠해 보면 남 전 의원은 선거 준비에 치중하기보다 성실하게 의정활동을 완수하길 희망했다.

또 그렇게 했다. 보육전문 의원으로써 시의 잘못된 행정을 끝까지 예의주시하면서 만만치 않게 시정을 감시하겠다더니 실제 6대 임기 끝까지 그런 결기를 보였다. 남 전 의원의 별명은 자타칭 ‘왕따의원’이다. 임기 초기부터 소위 투쟁을 하더니 임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이런 기조를 놓치지 않았다.

초기에 동료의원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소위 합의체라는 의회기구에서 남 전 의원이 보여준 행동은 이들이 일찍이 접해보지 못한 생경한 것이었다. 다른 시의원들이 조율과 합의에 무게를 두었다면 남 전 의원은 ‘잘 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할 말은 하겠다. 타협을 지향하지 않겠다’는 데 무게를 두었다.

이렇다 보니 남양주시의회는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소속당도 필요 없었다. 남 전 의원은 새누리당 소속 의원으로, 문제가 있으면 새누리당 출신 시장까지 닦아 세웠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뭐 저런 사람이 다 있나?’라는 표정으로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남 전 의원은 이런 분위기에 주눅 들지 않았다.

심지어 보육 관련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의정활동을 펼치다 관내 어린이집으로부터 고소를 당해 1년 6개월 간 조사와 재판에 시달렸지만 이런 어려움은 남 전 의원에게 아무런 제약을 주지 못했다. 결국 남 전 의원은 민사 형사 모두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고 소위 ‘보육과의 전쟁’을 맹렬히 이어갔다.

남 전 의원의 제6대 의정활동은 한마디로 투쟁의 연속이었다. 그토록 많은 보도자료를 낸 의원이 없었고 의원들로부터 그 토록 눈총을 많이 받은 의원이 없었다. 남 전 의원은 뜻을 같이 했더라도 바른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친분관계를 끊었다. 이런 남 전 의원의 기질을 두고 일각에서는 정의롭다고 평가하면서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남 전 의원이 정치학 박사가 돼서 돌아왔다는 소식이다. 남 전 의원은 24일 남양주시의회를 최초로 연구해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며 박사모를 쓰고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담아 역시 임기 때와 같은 방식으로 보도자료를 보내왔다. 남 전 의원은 영국시의회와 대만시의회, 남양주시의회를 비교 연구해 박사 학위를 땄다. 건대 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 학위를 따더니 이젠 정치학 박사 학위까지 얻었다.

남양주시민은 시의회 의원들에 대해 무관심하다. 자기가 사는 곳의 지역구 의원을 아는 정도면 다행이고 시와 이해관계가 있는 이장이나 각종 관변단체 등을 제외하곤 지역 정치인들에 대해선 실로 무관심하다. 그러나 남 전 의원은 적어도 지역의 유아보육 계통에 있어서만큼은 잊힐 수 없는 인물이다.

일각에서는 있는 듯 마는 듯 뚜렷한 시정견제 성과 없이 밋밋하기만 한 제7대 남양주시의회를 두고 남 전 의원이 그립다는 목소리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남 전 의원이 그동안 연구한 기초의회의 바람직한 모습이 어떤 것인지 한번 들어보고 싶은 지점이다. 6대에 의원 생활을 한 남 전 의원은 재임 시 <할말은 한다! 왕따의원 남혜경 의원>이라는 저서를 출간하기도 했다.

편집자 주: 정치판은 하나의 살아 있는 생물이다. 생물도 그냥 생물이 아니라 고등생물이다. 옛 사람이 현직이 될 수도 있고 현직이 옛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또 새로운 인물이 등장해 파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 국민들을 위해 봉사한다는 명분으로 정치에 지대하게 관심이 있거나 전・현직 시장・군수・구청장・의원이면 누구나 정치인이다. 본지는 현 무대에 있지는 않지만 여러 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혹은 수면 아래 침잠해 있는 지역의 여러 인물들을 발굴해 그들의 행보를 조명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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