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관심 일천, 사회분위기 한 몫

2015 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에 출전한 터키 선수가 경기 도중 트랙에서 경기진행 요원의 도움을 받고 있다.(사진=2015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
2015 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에 출전한 터키 선수가 경기 도중 트랙에서 경기진행 요원의 도움을 받고 있다.(사진=2015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

성소수자 인권 등 소수자에 대한 차별금지가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국내의 관심도 군불 지피듯이 뜨겁다.

성소수자의 인권이 거론 될라치면 박해에 신음하는 성소수자의 고통과 고난이 먼저 떠오른다. 또 용기 잃지 말라는 투의 상투적 격려도 떠오른다.

향후 한국사회는 이전 다문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것처럼 성소수자에 대한 관심이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6월에는 서울광장에서 퀴어축제가 열리기도 했고, 근래 들어 각종 방송 프로그램과 영화에서도 퀴어 캐릭터 노출 빈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작 우리 곁에 상존하고 있는 장애인에 대한 관심은 소홀해 보인다. 한국에서 장애인으로 또는 장애가구로 살아나간다는 것은 매우 암울한 일이다.

국민의식은 고사하고 사회에 건전한 의제를 제시하고 때에 따라 공익적 비판도 마다하지 않아야 하는 언론마저 대표적 소수자인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많지 않아 보인다.

한국사람 중에 올해 5월 서울에서 ‘2015 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가 열렸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열리는 대회여서 서울세계대회 조직위원회가 지난해부터 보도자료를 내놓는 등 활발한 홍보 활동을 했지만 어쩐 일인지 아는 사람이 드물다.

올해 서울세계대회에는 전 세계 80개국 2,500여명의 선수가 참여해 총 9개 종목을 놓고 지난 5월 10부터 17일까지 열전을 펼쳤으나 기억하는 국민이 거의 없는 것.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가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대회기간 동안 ‘네이버’와 ‘다음’ 메인뉴스에 대회 관련 뉴스가 단 한 건도 노출되지 않았다. 다음의 경우 뉴스박스 내 하위메뉴인 사회 탭과 스포츠 탭에도 노출되지 않았다.

이는 지난 ‘소치 동계 장애인올림픽’과 ‘인천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양상이다.

신문사 닷컴 5곳(조선, 조인스, 동아, 하니, 칸)에 대해 분석한 결과 조선닷컴 5건, 경향신문 2건, 동아일보 2건, 중앙일보 2건, 한겨레신문 1건이 2015 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 관련 뉴스였다.

장애인에 대한 이런 심드렁한 현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요즘 분위기는 여전히 장애인에 대해 무관심하고, 반면 성소수자에 대해서는 유관심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인권 챙기기도 유행을 타는가? 아니 더욱 깊숙히 들어가 보면 성소수자에 대해선 정상인이 다른 취향을 선택한 경우라는 인식이 깔려있고, 장애인에 대해선 '정상이 아니다'란 인식이 저변에 깔려있다.

이런 사고는 같은 소수자 기준에서 누구는 정상, 누구는 비정상이라는 또 다른 차별을 낳을 수 있다. 가뜩이나 취약한 장애인 인권과 복지가 또 도외시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사회의 여력에는 한계가 있다. 우선 집중해야 할 것이 있고 나중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 우리 이웃에 있는 장애인의 인권을 살피는 것이 우선이다. 이게 기본이다.

성소수자 인권과 장애인 인권은 별개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연관성이 있다. 사회적 측면에서 보면 둘 다 소수자이지만, 이 가운데 확실한 소수자는 사회적 합의를 거친 장애인이다.

또 성소수자 인권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대표적 소수자인 장애인에 대한 인권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확실하고 기본적인 것을 제대로 한 뒤 다른 것을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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