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30~50년짜리 제쳐두고 20년짜리 사용
한창 기반시설 공사가 진행 중인 남양주시 다산신도시에 가장 싸구려 우수관로(雨水管路)가 사용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남양주시의회 이창균(새정치, 남양주‘라’) 의원은 13일 행정사무감사에서 여러 가지 관로 중에서 사용연한이 짧고 가격이 가장 싼 ‘흄관’이 다산신도시에 시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이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시공사는 사용연한이 20년밖에 되지 않는 흄관을 적용해 기반시설을 조성하고 있었다.
경기도시공사가 발행한 실시설계 우수관종 검토의견서에는 “시공에 대한 실적이 풍부하고 시공성이 용이한 흄관”을 ‘적용’한다고 명시 돼 있다.
이 자료에는 사용연한 30년 프리스트레스 콘크리트관과 사용연한 40년 레진콘크리트관(PRC), 사용연한 50년 유리섬유복합관, 또 사용연한 50년 수지파형강관이 검토대상에 포함돼 있었다.
이 의원에 따르면 경기도시공사가 시공한 동탄지구나 광교지구 등 다른 현장에서는 사용연한이 긴 피복파형강관, 수지파형강관, PE2중피복파형강관 등이 사용됐다.
이 의원은 다른 공사현장에선 내구연한이 긴 우수관로가 사용됐음에도 왜 유독 다산신도시에만 흄관이 사용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 의원은 “다산신도시가 왜 다른 신도시보다 퀄리티가 낮아야 하는지 묻고 싶다”고도 했다.
이 의원은 또 “상식적으로 수명이 긴 관을 사용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며 좀처럼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다산신도시는 인구 8만6천여명을 수용하는 그야말로 대규모의 신도시다. 지난 4월 첫 아파트 분양에서 최고 13.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진짜로 흥행에 성공하려면 화려한 조감도나 끝내주는 모델하우스, 입지, 가격도 중요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기반시설 등 기본기에 충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반시설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차후 남양주시의 피해도 예상된다. 기부체납을 받은 후 차후 문제점이 노출되면 시민의 혈세가 투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점을 우려하고 있는 이창균 의원은 사용연한이 긴, 즉 내구성이 좋은 우수관로가 사용될 수 있도록 하루빨리 설계가 변경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다산신도시는 지금지구 11%, 진건지구 23% 공정율을 보이고 있다.
남양주시 지금동, 가운동, 일패동, 이패동, 수석동, 도농동, 진건읍 배양리 일원에 들어서는 다산신도시는 2018년 6월 준공될 예정이다.